농협중앙회가 신용사업(금융)과 경제사업(농수축산물 유통) 부문을 떼어내는 이른바 '신 · 경 분리' 문제를 둘러싼 정부와의 이견 좁히기에 나섰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29일 "7월 한 달간 지역 순회 토론회를 연 뒤 분야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8월 말께 최종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앙회가 마련한 초안을 보면 내년 초부터 2011년 말까지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상호금융 등 각 사업 부문에 독립적 인사권을 주고 회계 · 결산을 가상으로 분리시켜 운영하는 '시뮬레이션' 기간을 두기로 했다. 이어 이 결과를 토대로 2012년부터 실질적인 신 · 경 분리를 추진키로 했다.

중앙회의 이 같은 계획은 '2017년까지 신 · 경 분리를 추진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선 것이다.

이와 관련,주무 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3월 말 농협개혁위원회를 통해 내년 말까지 중앙회의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을 별도 지주회사로 분리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그러자 최원병 중앙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신 · 경 분리는 원만하게,시간을 갖고 해야 한다"고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중앙회는 또 '농협중앙회'라는 명칭과 교육 및 지원사업 등의 기능을 종전대로 유지한다는 의견도 초안에 담았다. 이는 '농협중앙회' 조직을 해체하는 대신 '농협경제연합회'를 만들고,중앙회 기능 대부분을 '농협경제지주회사'에 넘긴다는 정부 방침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