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생산성 르노삼성의 3분의 1
사측, 폭력사태 우려 공장서 철수
금속노조, 29일ㆍ1일 대규모 집회
쌍용차 노조, 公자금 요구하지만…문제는 생산성

파업 근로자들이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경기 평택공장에 진입했던 쌍용자동차 임직원들이 지난 27일 밤 모두 철수했다. 노조가 폭발 위험이 있는 도장공장에 진을 치고 있는 데다 금속노조가 29일과 7월1일 연이어 평택공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기로 하면서 폭력사태 확산을 우려해서다.

이에 따라 평택공장은 다시금 농성자들이 장악하게 돼 쌍용차 회생은 그만큼 힘들어졌다. 법정관리 중인 쌍용차는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줄인 뒤 새로운 투자자 유치 등을 통해 정상화를 꾀할 계획이었지만 노조의 반발로 구조조정이 어려워졌다.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는 28일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것만이 회사를 살리는 길이라며,노동 · 시민단체와 연계해 공장 점거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쌍용차 노조 공적자금 투입 주장

쌍용차 노조는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총고용을 보장해야 한다며 노 · 정 직접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2004년 옛 조흥은행을 통해 쌍용차를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했던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으로 회사와는 더 이상 교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노조 측은 "4대강 살리기에 들어가는 16조원의 3%만 투입해도 정리해고 없이 쌍용차를 살릴 수 있다"며 "대주주 주식을 소각하고 미국처럼 쌍용차를 공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앞서 주 · 야간 8시간씩의 맞교대 근무 형태를 주 · 야간 각각 5시간씩의 단축 근무와 임금을 담보로 한 1870억원의 자금 출연을 제안했지만 사측과의 협상 결렬을 이유로 모두 철회한 상태다. 당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8800억원의 자금을 투입,사실상 공기업화할 것도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노조의 공적자금 투입 요구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경영대)는 "국민 혈세를 쓰기 위해서는 공익적 목적과 함께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는데 쉽지 않은 얘기"라고 말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도 GM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노조와 협의해 2만명 이상을 정리해고하고 14개 공장을 추가 폐쇄했다"며 "구조조정 없는 공적자금 투입은 불가능하고 전례도 없다"고 일축했다.

◆외부 개입으로 '파산 초읽기' 관측도

회사 측이 계획한 새로운 투자자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쌍용차의 직원 1인당 자동차 생산대수는 11.4대로 30대 안팎에 달하는 현대 · 기아차 및 르노삼성 등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르노삼성은 쌍용차보다 임직원이 1500명이나 적지만 생산량은 두 배 넘게 많다. 그만큼 쌍용차의 잉여인력이 많다는 얘기다.

금속노조는 쌍용차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며 현대자동차 등 산하 사업장에 파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29일 4시간 동안 부분 파업을 벌이고 다음 달 1일에는 전면 파업을 진행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29일에는 평택공장 앞에서 1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쌍용차는 평택공장이 외부세력의 총 집결지로 변질되고 있다며 정부의 공권력 투입을 재차 요구했다. 이유일 법정관리인은 "직장폐쇄로 외부인 출입이 제한되는데도 불구하고 경찰이 공권력 투입은커녕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임직원들이 또다시 공장 진입을 시도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책임있게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은 측은 "법원이 채권단과 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법정관리 종료 후 파산 절차를 밟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의 생산 중단 사태가 장기화돼 회생 능력이 급격히 떨어졌다"며 "오는 9월 회생계획안 제출 이전인 8월께 청산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수언/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