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해적판' 몸살 앓는 대한민국
작년 전세계 복제 피해액 530억弗

지난 2004년 4월,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국가 원수로는 이례적으로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의 저택을 방문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뒤에도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천국이라는 악명이 수그러들지 않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서였다. 후 주석은 "법과 제도로 불법복제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도 불법복제 천국으로 꼽힌다. 작년 말 스티브 발머 MS 사장은 "중국이 머잖아 세계 최대 PC시장으로 성장한다지만 불법 소프트웨어가 존재하는 한 MS에는 의미 없는 시장"이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전세계가 소프트웨어 불법복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정보기술(IT)산업이 한창 뜨고 있는 개도국들에서 특히 심각하다. 과거 용산전자상가에서 조립PC를 사면 온갖 소프트웨어를 공짜로 깔아줬던 불법 행위가 중국 인도 등에서는 아직도 일반화돼 있다. 사무용 소프트웨어연합(BSA)이 발표한 '2008년 세계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 비율은 지난해 41%로 전년(38%) 보다 높아졌다. PC 보급률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중국과 인도에서 불법 복제가 여전한 탓이다. 이들 국가의 PC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비율은 70~80%에 이른다.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로 인한 피해액도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전 세계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피해액은 작년 530억달러에 달했다. 2004년 327억달러였던 것이 4년 새 62%가량 늘었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고가의 소프트웨어 불법복제가 더 확산되고 있는 탓이다.

소프트웨어 불법복제로 인한 피해는 단순히 소프트웨어 판매 손실에만 그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악성 컴퓨터 바이러스가 급속하게 유포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P2P 사이트에서 내려받는 소프트웨어의 61%에 트로이 목마 같은 스파이웨어가 숨어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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