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빛 어둠 속에 속삭이는 밤의 강

깊은 수심에서 떠오르는 공기 방울들

물결은 內衣 아래로만 구불거리고

당신 몸에 범람하는 강물

풀잎 끝에 반짝이는 은밀한 숨소리

입안에 가득 고이는 키스의 물


-채호기 '키스'전문

키스는 사람들을 두 편으로 나눈다. 환희를 경험해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유쾌한 경험의 소유자는 육체가 보이는 것 이상으로 반응한다는 걸 체득했을 터.

일 플러스 일이 이가 아니고, 무한대라는 것을. 유수(流水)가 넘쳐나면서 몸에 난 강은 폭과 깊이를 더한다. 남과 여가 유영(游泳)하는 육체는 아마존보다 더 깊다.

그 속에 숨어있는 폭포와 계곡,열대 밀림이 살아날 때 우리는 행복감에 도취된다. 시인은 가까운데 진리가 있음을 깨우치고 있다.

남궁 덕 문화부장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