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가족부가 시행한 국민건강영양조사(2007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생의 16%,중 · 고등학생의 48.5%가 부모와 함께 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아침식사를 거르는 초등학생이 11.4%에 달한다. 이렇게 불규칙한 식생활로 인해 1997년 4.2%였던 어린이 비만율이 2005년에는 두 배 이상인 8.6%가 됐다. 이제 성인들이 걱정하는 비만이 청소년들에게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비만 탈출을 위해 각종 방법이 등장하고 있는데,최근에는 일본에서 시작된 바나나 다이어트 열풍이 우리나라에도 번져 식사대용으로 바나나를 먹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바나나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다이어트 음식은 쌀밥이다. 쌀밥과 함께 김,미역,김치 등 복합탄수화물을 먹으면 소화시간이 길어지고 위에 음식물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같은 열량의 다른 음식을 먹는 것보다 포만감을 쉽고 오래 느끼게 된다.

쌀밥 세끼를 정확히 챙겨 먹으면 체내 혈당량이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지방으로 축적되는 포도당이 적어지고 식욕 중추가 정상화돼 과식을 덜 하게 된다. 아침식사로 쌀과 같은 곡류를 섭취할 때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고,기분도 좋게 한다는 연구 결과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 밖에도 체내 혈당지수가 높은 빵이나 설탕을 섭취하는 것보다 쌀밥을 먹으면 혈당량이 완만하게 올라갔다가 내려오므로 체지방 합성을 촉진하는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지 않는다.

일본 도쿄 해양대 대학원에서 쥐들의 스테미너 실험을 한 결과 쌀을 먹인 쥐가 밀을 먹인 쥐보다 수영시간이 두 배 이상 길었다고 한다. 쌀밥은 소화와 흡수가 잘 되고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를 대부분 함유하고 있다. 또 여러 가지 필수 아미노산을 잘 갖추고 있어 예로부터 한국인의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쌀밥을 먹을 때는 된장찌개를 함께 먹는 것이 좋은데,그 이유는 쌀에서 부족한 아미노산인 리신을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백미를 먹는 것보다 7분도 정도로 도정하고 차조,보리,수수,기장,완두콩 등을 넣어 오곡밥을 지어 먹으면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지난해 하반기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폭등했던 국제 곡물가격이 최근에는 하락했지만 아직 전보다 높은 편이다. 또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신용위기에 따른 재배면적 감소로 식량위기의 도래를 경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쌀의 소비가 현저히 줄어 재고량이 넘치는 상황이다. 식량 자급률이 28%에 불과한 우리나라에서 식량의 활용과 확보는 석유자원 이상으로 중요한 문제가 됐다. 우리 몸의 건강을 지켜주는 쌀밥을 안정적으로 섭취하기 위해서라도 농지를 보호하고,식량 증산 농업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 한국인의 주식인 쌀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다.

이재우 불고기브라더스 사장 zeus@bulgogibr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