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는 지난해에 이어 40㎜ 이상의 빅 사이즈,화려한 디자인의 시계가 유행할 전망이다.

브랜드마다 세라믹이나 티타늄 등 기능성 소재를 채택해 경량화에 나섰고,여름 레저 활동에 적합한 고무 밴드 모델들을 선보였다. 여름 시즌엔 가죽 스트랩보다 땀이 잘 차지 않고 청량감을 주는 메탈 스트랩,블랙 · 브라운 등 어두운 톤보다는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함을 선사하는 화이트 · 블루 계열이 강세다. 각 브랜드별로 쿨비즈 룩에 어울릴 만한 시계들을 살펴봤다.

◆쿨한 남성들의 손목엔 스포츠 시계

남성들이 완벽한 여름 패션을 연출하는 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 바로 시계다. 특히 여름 시즌이면 가벼워진 옷차림에 걸맞게 감각적인 디자인의 스포츠 시계들이 남성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브라이틀링의 다이버워치 '스카이레이서 레이븐'(500만원대 · 200m 방수)은 두 가지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칼리버 27무브먼트가 장착된 기계식 크로노그라프 라인으로 블랙 고무 밴드,블랙 베젤(테두리)과 스틸 케이스가 조화를 이뤄 세련미를 자아낸다.

론진의 '세라믹 화이트 콘퀘스트'(202만원 · 300m 방수)는 빅 사이즈 케이스에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스크래치가 방지되는 화이트 세라믹 베젤을 접목한 고급 스포츠 시계다. 화이트 베젤과 인덱스 숫자 12와 6만 강조한 펄 다이얼이 심플하면서도 시원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럭셔리 스포츠 시계의 대명사로 알려진 태그호이어에선 올 여름 '아쿠아레이서 칼리버 5'(269만원)를 새롭게 선보였다. 500m 방수,오토매틱 헬륨 가스 방출 밸브 장착 등 기능적인 측면은 물론 역동적인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TPO(시간,장소,용도)에 따라 수상 스포츠를 즐길 때에는 고무 스트랩으로,일상 생활에서는 스틸 스트랩으로 바꿔서 이용할 수 있다.

티쏘에서 내놓은 터치스크린 방식의 다이버워치(112만~117만원)도 주목할 만한 아이템이다. 다이빙한 깊이와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능과 디지털 크로노그래프,온도계,알람,나침반은 물론 최대 200회 다이빙 기록을 저장할 수 있는 로그북 기능도 갖추고 있다.

티쏘는 이와 함께 티쏘가 공식 타임키퍼로 후원하고 있는 세계적인 모터사이클 경주 'MotoGP 2009' 한정판도 선보였다. 타이어를 상징하는 세련된 블랙 컬러와 다이나믹한 노란 컬러의 조합이 모터사이클 대회의 역동성을 느끼게 한다. 인간이 개발한 최고의 소재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는 카본화이버를 다이얼 외장 소재로 사용해 가볍다.

깊은 바다를 연상시키는 시원한 블루 컬러를 그라데이션 기법으로 디자인한 스와치의 '스파이메이커 블루'(19만9000원)도 저렴하면서 패션감각을 뽐낼 수 있는 여름 시계로 권할 만하다. 심해 바다를 모티브로 해 시계를 볼 때마다 마치 휴가지에 와 있는 듯한 분위기를 주고,반짝이는 유광 실버 컬러의 스트랩이 청량감을 제공한다.

◆주얼리 시계로 일석이조의 효과

올 여름 여성들의 손목에서는 반짝이는 보석 장식,시원하고 깔끔한 실버 소재를 사용한 주얼리 시계들이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마린 룩의 포인트 아이템으로 알록달록한 컬러 시계는 시원함을 부각시키기에 효과적이다. 화려한 색감과 위트 있는 디자인이 조화를 이룬 폴스미스 워치에서는 영국적인 디자인과 감성을 담은 '스위스 컬렉션(PK1-123-91)'을 내놨다. 폴스미스만의 독창적인 디자인과 색상이 매력적이고,시계 뒷면에 자전거 그림이 드로잉돼 있어 폴스미스 워치만의 개성을 물씬 느낄 수 있다.

반면 화려한 색상의 패션에 똑같이 알록달록한 컬러 액세서리를 매치하는 것보다는 심플한 실버 액세서리를 착용하는 것이 좀 더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론진의 세라믹 화이트 콘퀘스트(171만원)는 0.671캐럿 다이아몬드로 인덱스를 장식해 깔끔하면서도 럭셔리한 느낌을 선사한다. 테크노마린의 스테디셀러'크루즈'(65만원)는 여성들의 여름 시계로 인기가 높다. 실버 인덱스와 베젤을 가진 크로노그래프 시계로 4시 방향에 날짜 표시 기능이 있다. 캐주얼한 디자인이 어느 의상에도 잘 어울리며,각자의 취향에 따라 스트랩과 커버를 교체할 수 있다.

스와치도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포인트를 전해 줄 수 있는 '워터 리플'(13만5000원)을 여름 시계로 추천했다. 이름 그대로 '수면 위에 퍼지는 잔잔한 물결'을 시계 디자인으로 적용했는데 고요하게 퍼지는 물결을 문자판과 스트랩에 동심원 모양으로 표현했다. 실버,화이트 컬러가 깨끗하고 시원한 느낌을 주며 베젤과 스트랩에 장식된 크리스털이 정장 스타일에도 잘 어울린다.

뱅글(두꺼운 팔찌) 느낌의 시계도 올 여름 여성들의 쿨비즈 패션을 한층 돋보이게 해 줄 수 있는 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 엠포리오 아르마니(52만4000원)는 특유의 독수리 로고를 참팔찌(장식이 주렁주렁 달린 팔찌)처럼 디자인했다. 시계이지만 스트랩 장식이 손목 위에서 가볍게 흔들리며 마치 팔찌를 찬 듯한 느낌을 준다. DKNY 시계(26만9000원)에서도 X자 형태로 꼬인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인 스틸 팔찌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캘빈클라인의 'ck gloss'(50만원)는 심플한 디자인을 강조한 오픈 뱅글 스타일 제품이다.

광택 있는 화이트&블랙 다이얼로 마무리해 도시적이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자아내고,발광 기능이 있는 루미노바 핸드(시침,분침)를 적용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