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포스코호(號)의 새 사령탑을 맡은 정준양 회장은 회사 내에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녹색성장추진 사무국을 신설했다. 철강사업은 환경과 상충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저탄소 녹색성장'을 통해 포스코의 미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사무국장은 포스코의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을 책임 지고 있는 박기홍 미래성장전략실장(전무)이 맡고 있다. 녹색산업인 연료전지 · 태양광 · 풍력 등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조치다.

실제 포스코는 차세대 신성장동력을 그린 에너지에서 찾고 있다. 이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가 연료전지 사업.연료전지는 석탄 석유 등 화석 연료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존의 발전 방식과 달리 대기 중에 있는 산소와 수소를 화학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고효율 친환경 발전설비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화력 발전의 63% 수준에 불과하다.

포스코는 2003년부터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포스텍 등과 함께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내년 말까지 1,2단계에 걸쳐 100㎿ 규모의 세계 최대 발전용 연료전지 생산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포항 영일만 배후산업단지에 연산 50㎿ 규모의 발전용 연료전지 상용화 공장을 준공했다. 지난달에는 서울시와 포스코파워가 함께 노원 열병합발전소 부지에 약 150억원을 투자해 2.4㎿급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완공했다.

포스코는 연료전지 개발이 세계적으로 초기 단계이고 선진국과 후발주자 간 기술 격차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2012년까지 연구개발(R&D)에 1534억원,관련 시설에 1700억원을 투입해 기술력이 뛰어난 수출산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태양광 발전사업도 빼놓을 수 없는 포스코의 역점 사업이다. 작년에 국내 최초로 포항과 광양 사업장 옥상에 1㎿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다.

포스코는 태양광 발전을 통해 연간 일반주택 약 500세대 정도가 사용할 수 있는 2500㎿를 생산 · 판매해 연간 16억원의 전력 판매수익과 함께 약 1600t의 온실 가스를 감축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NG(액화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기지인 터미널 분야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민간 기업 최초로 2005년 7월 광양 LNG터미널을 준공했다. 이를 통해 연간 115만t의 LNG를 직도입해 포항제철소에 30만t,광양제철소에 25만t,SK그룹의 K-Power 발전소에 60만t을 각각 공급하고 있다.

이 외에도 광양시 수어댐에서 공급받는 하루 17만t의 용수를 이용한 소수력발전 설비를 지난해 준공하고 본격적인 발전에 돌입했다. 소수력 발전은 국내 철강업계 최초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으로부터 청정개발체제(CDM) 사업 승인을 받아 앞으로 10년간 2만6000t의 탄소 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 영역을 철강 이외 부문으로 확대함으로써 철강경기 부침이나 원자재값 변동 등에 유연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