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신경 손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줄기세포의 치료 효과를 검증하는 인체 임상시험이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다.

성체줄기세포 치료제 개발기업 알앤엘바이오(대표 라정찬)는 경기도 샘안양병원(이사장 이상택)과 공동으로 오는 9월부터 척추신경 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줄기세포 치료제인 '알앤엘-아스트로스템'의 치료 효과 및 안전성을 검증하는 임상 1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회사는 이와 관련,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알앤엘-아스트로스템에 대한 임상 1상시험을 승인받았다. 알앤앨-아스트로스템은 환자 자신의 체지방에서 추출한 자가지방줄기세포를 배양한 것으로,회사는 이번 임상시험에서 정맥주사로 인체에 투입해 시술할 예정이다.

라정찬 대표는 "환자 본인의 지방세포로부터 추출해 배양한 줄기세포인 만큼 거부반응이나 윤리 문제에 구애받지 않고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해외에서는 수정란으로 만든 배아줄기세포로 척추신경 손상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 줄기세포를 활용해 척추신경 손상 환자 치료제 개발을 위한 상업적 목적의 임상이 공식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는 조만간 교통사고 등으로 척추신경이 손상돼 하반신 마비 등의 증세를 겪고 있는 환자를 모집,이 가운데 12명을 선발해 줄기세포 치료 시술을 한 뒤 손상된 척추신경의 재생과 감각 회복,부작용 여부 등을 지켜볼 예정이다. 회사는 이르면 내년 3~4월께 임상시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라 대표는 "이미 개를 대상으로 한 동물시험에서 치료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인체 대상 임상시험 결과도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회사는 2007년 5월 급성 척수손상을 일으킨 개에게 자가지방줄기세포를 주입,8주간 신경계 검사와 신경전도도 및 자기공명영상 등을 관찰한 결과 일부 신경 기능이 회복되는 등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