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함께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은 주택시장의 비수기로 통한다. '흥행실패'를 우려해 건설업체들도 이 시기에는 주택공급물량을 줄이거나 주요 단지 분양을 피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좀 다르다. 물량은 많지 않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알짜단지들이 쏟아져 나와 때아닌 '분양잔치'가 열릴 전망이다. 인천 청라지구와 김포한강신도시,경기 성남 도촌,광명소하,은평뉴타운,가재울뉴타운 등이 대표적이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분양팀장은 "인천 청라지구의 분양열기를 이어받기 위해 업체들이 주요 단지의 분양을 늦추지 않고 오히려 앞당기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7월 전국 아파트 공급물량은 18개 단지,1만4979채로 집계됐다. 이 중 일반분양분은 9427채(임대 · 오피스텔 제외)다. 이번 달의 2만211채나 작년 7월의 3만8026채에는 못미치지만 질적으로는 뛰어나다. 수도권 분양예정 물량은 서울 2453채,경기 4761채,인천 1838채다.

◆서울,은평 · 가재울 뉴타운 주목

오는 7월 5곳의 사업장에서 물량이 나온다. 은평,가재울뉴타운을 비롯한 재개발 단지들로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아 청약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은평뉴타운에 가장 먼저 눈길이 간다. 청약일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다음 달 초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이달 말께 분양이 이뤄질지,다음 달 초로 넘어갈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은평뉴타운은 쾌적한 주거환경과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저렴한 분양가에다 전매제한기간 단축(1~3년)으로 입주와 동시에 전매할 수 있어 수요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가는 이미 공급된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인 3.3㎡당 1000만~1400만원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현재 시세보다 저렴해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다. 다만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교통과 교육문제는 감안해야 한다.

은평뉴타운 2지구 B · C공구에서는 총 3444채가 공급되며,1349채(전용 59~167㎡형)가 일반인에게 돌아간다. 포스코건설과 금호산업 동부건설 두산건설은 2지구 2 · 3 · 4 · 5 · 6 · 7 · 8 · 11단지에서 분양에 나선다.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입주가 가능한 후분양 단지여서 청약시 자금조달 계획을 잘 마련해야 한다.

상암 · 은평 · 증산뉴타운과 개발 축을 이루는 서대문 가재울뉴타운에서도 물량이 나온다. 대림산업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은 다음 달 가재울뉴타운 3구역에서 총 2664채(87~188㎡형)를 분양할 계획이다. 조합원분과 임대를 제외한 일반 분양분은 672채다. 지하철 6호선 수색역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경의선 복선전철이 다음 달 1일부터 개통되면 교통여건이 한결 좋아진다.

지난달 분양 때 1순위에서 9.59 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로 마감된 중구 신당동 신당6구역(래미안신당2차)의 뒤를 이어 신당7구역에서도 다음 달 '신당 e-편한세상' 895채(일반분양 217채)가 공급된다. 주택형은 84~178㎡형으로 이뤄졌다. 2호선 신당역과 5호선 청구역을 이용하기 쉽다. 삼성건설이 3.3㎡당 1578만~1616만원에 분양해 성공을 거둔 만큼 분양가가 얼마로 정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경기 · 인천은 유망 공공택지 지구에 관심

성남 도촌지구,김포한강신도시,남양주 별내지구,광명역세권지구 등 유망 공공택지에서 청약이 진행된다. 청라지구 후속 물량도 대기하고 있다.

대한주택공사는 성남도촌지구를 개발,633채(97~108㎡형)를 분양할 예정이다. 도촌지구는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80만900㎡의 면적에 5300여채가 공급되는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다. 분당신도시 야탑동에 연접한 분당생활권에 속한다. 올 상반기 청약열풍의 진원지인 인천 청라지구에서도 분양이 이어진다. 동문건설은 청라지구 A36블록에서 중대형아파트(141~155㎡형) 734채를 공급한다. 우미건설은 청라지구 A34블록에서 112㎡형 200채를 내놓는다.

김포한강신도시에서는 화성산업과 KCC건설,성우종합건설이 다음 달 9일께 2200여채를 동시분양한다. 화성산업(Ab-16블록)이 선보일 '김포한강 화성파크드림'은 109㎡(전용 85㎡)형 단일면적으로 648채다. KCC건설(Aa-08블록)은 80㎡(전용 59㎡)형의 소형주택 1090채를 분양한다. 성우종합건설(Ac-08블록)은 128~161㎡형의 중대형 465채를 내놓는다.

화성산업과 KCC건설의 경우 값이 싸고 수요층이 두터운 중소형 주택을 공급할 예정이어서 청약결과가 주목된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3.3㎡당 960만원 선에서 분양가가 정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KCC건설 관계자는 "3.3㎡당 895만원 선에서 분양할 계획"이라며 "다른 단지와 달리 소형주택으로만 이뤄진 만큼 분양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명에서는 대한주택공사가 분양을 준비 중이다. 광명 소하지구와 인접한 광명신촌지구에서 859채(76~149㎡형)를 내놓는다. 광명시 일직동에서도 407채(125~186㎡형)를 공급한다. 신일건업은 남양주시 별내지구(A11-2블록)에서 '남양주 별내 신일유토빌'(131~181㎡형) 547가구를 다음 달 30일께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인천 부평구 산곡2동 부평산곡1구역을 재개발해 765채 중 320채를 일반인에게 공급한다. 공급면적은 78~142㎡형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