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몰락' 읽으며 기업은 왜 흥하고 망하는지 알았어요!
[생글 200호 특집] 생글 수업현장을 찾아서 - 부산국제외고 경제수업에선…
지난 11일 부산국제외국어고의 경제수업시간.

경제담당 박세현 교사가 '생글생글'을 펼쳐들며 학생들에게 묻는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기업도 늙고 죽습니다. 잘 나가던 공룡기업 GM이 몰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교실 곳곳에서 학생들이 손을 든다.

"GM의 실패는 은퇴한 종업원에게 지급하는 과도한 퇴직프로그램에다 1등의 타성에 젖어 세계 자동차 기술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GM에 비해 만년 2위 기업인 펩시는 반대로 성공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죠. 트랜스 지방을 줄이며 회사 이미지를 웰빙 음료수 회사로 바꿔 젊은층을 공략해 성공했습니다. 기업이 계속 살아가려면 끓임없이 기술을 개발하고 혁신을 해야 합나다." (김효은 학생)

박 교사는 다시 질문을 던진다.

"미국에만 성공한 기업이 있는 것은 아니겠죠. 우리 기업 중에 혁신을 통해 성장한 기업으로 어떤 곳이 있습니까."

"삼성중공업이 좋은 예라고 봅니다. 유조선 컨테이너선에 이어 2000년대 이후에는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 뛰어들어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고 합니다." (정혜지 학생)

"정전기 방지 부품 분야에서 1등을 지키고 있는 아모텍도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 직원의 30%가 연구 · 개발 인력이라고 합니다." (정한별 학생)

"좋은 발표가 많았네요. 그러면 GM의실패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이죠. 동종산업의 현대자동차와 비교해 설명해 볼까요."

박 교사의 질문이 다시 이어진다.

"연비를 높이는 기술이 시급합니다."

"전기자동차 등 녹색산업분야를 선도해 나가야 합니다."

"노조가 변해야 합니다. 평생 일자리가 되고 노사가 협력해 장수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이 되는 공생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학생들의 다양한 답변이 쏟아졌다.

생글생글이 198호에서 다룬 'GM의 몰락, 기업도 태어나고 죽는다'는 기업의 영속성 조건이라는 화두를 학생들에게 던졌다.

부산국제외고 학생들은 노사화합 혁신 기술개발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토론을 벌였다.

예정된 두 시간이 지나자 박 교사는 수업 내용을 요약하고, 소감을 적어내라는 숙제를 준 후 수업을 마무리했다.

박 교사는 "생글은 살아 있는 현장 사례를 많이 다루어 이론을 공부한 학생들이 사고의 틀을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연수 학생은 "아빠가 현대자동차에 다니는데 GM의 사례를 공부해 보니 복지가 과다하거나 파업이 지나치면 기업이 휘청거릴 수 있다는 점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교사는 "아침에 생글이 200부 정도 배달되면 학생들이 서로 가져가려고 경쟁이 치열해 모지랄 정도"라며 "학생들이 유연한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생글이 더욱 쉽고 다양한 주제를 실어줬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부산=김태현 한국경제신문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