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생글이 아이들에게 세상을 읽는 눈을 뜨게 했어요”
[생글 200호 특집] 생글 열혈 독자 - 생글 1호부터 199호까지 모두 모은 대원외고 노춘만 선생님
그는 생글생글을 처음 접했을 때의 신선한 충격을 잊지 못한다.

"4년 전 경제체험대회에 학생들을 참가시키러 한국경제신문을 방문했다가 생글생글을 알게 됐죠. 깜짝 놀랐어요. 20~30년 전 이론을 10년 전 통계로 소개하는 교과서가 아니라 리먼브러더스나 북핵 사태처럼 바로 지금 일어나는 현실의 일을 다룬 교재였으니까요."

공통사회와 경제과목을 가르치는 그는 "고교생 수준에 맞춘 이런 신문이 있다면 수업 교재로 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나 반가웠다"고 회상했다.

노 교사는 "교과서는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사례를 들지만, 생글생글은 현실 사례를 바탕으로 이론을 설명해 줄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며 "교과서는 죽은 것이고 신문은 살아있는 것이니 성공하리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학생들에게 신문을 읽히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학생들이 신문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데다 내신 · 수능 · AP과목 공부 등으로 바빴기 때문이다.

인센티브가 없으면 잘 반응하지 않는 사람들의 속성이 여기서도 나타난 셈이다.

노 교사는 그래서 생글생글을 수업 부교재로 활용하고, 토론과제를 선정하거나 중간 · 기말고사 시험 문제를 내는 데도 쓴다고 했다.

"1년 정도 읽히고 나니까 효과가 크더군요. 학생들이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해 깊은 시각을 갖게 되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는 생글생글에 나온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국제경제의 변화 양상과 환율 문제에 대한 기사를 바탕으로 '신 화폐전쟁' 등 보다 심도있는 책을 학생들에게 과제로 내 주기도 한다.

노 교사는 "학생들은 장만 마련되고 자료만 주어지면 스스로 공부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생글생글은 아이들의 무한한 능력을 계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생글생글을 애독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해프닝도 많이 일어났다.

학부모들이 지난 신문인 줄 알고 생글생글을 버렸다가 '따로 챙겨놓은 건데 왜 버렸느냐'는 학생들의 성화에 못 이겨 노 교사를 찾는 전화를 하게 된 것.

"지난 호 신문을 구하려는 학부모들이 꽤 있는데 어떨 때는 시험 문제 출제에 사용한 마지막 한 부까지 보내 드리기도 한다"고 그는 전했다.

시장경제를 옹호하는 생글생글을 부교재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일부 학부모들이 항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념 문제로 생글생글을 사용하는 것을 꺼리는 학부모님들께 '생글생글은 조 · 중 · 동이나 한겨레 · 경향보다 이념적이지 않고 학생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문'이라고 말씀드린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현재 대원외고에 배달되는 생글생글은 총 400부다.

노 교사는 이 신문을 1학년 전체 학생과 2학년 국제반(해외유학반) 학생을 제외한 9개반 학생들에게 1부씩 나눠준다.

3학년 학생들과 2학년 국제반 학생들에게도 주고 싶지만 신문이 부족하다.

그는 "생글생글을 800부 정도는 받았으면 좋겠는데 학교마다 골고루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400부밖에 못 받고 있어 아쉽다"고 했다.

그는 자녀들에게 생글생글을 읽히려 한국경제신문을 구독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서도 고교생들에게 생글생글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중이다.

노 교사는 그래서 생글생글의 수익모델 문제도 많이 고민한다.

"신문을 만드는 데는 비용이 들텐데 무료 모델을 고수하고 있으니 가끔 걱정이 되거든요. 그래서 이 좋은 신문이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학생들에게 배달될 수 있을까 혼자 골똘히 궁리하기도 해요. 적극적으로 광고를 받는 것도 생글생글 측에서 고려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노 교사는 스스로 "나는 거의 생글생글 만드는 사람이 다 됐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최원호 대원외고 교장이 옆에서 "노 선생님은 생글생글 홍보대사 맡아도 된다"며 거들었다.

최 교장은 "나도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노 선생님과 아이들이 워낙 좋아하길래 눈여겨 보게 됐다"고 전했다.

노 교사는 조만간 대원외고 학생들에게 한국경제신문이 주관하는 '테샛' 시험도 치르게 할 계획이다.

학생들에게 풍부한 경제지식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금도, 앞으로도 쭉 저는 생글생글 팬입니다. 200호 이후엔 더 알찬 내용을 담은 신문이 나오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이상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