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현대자동차가 지난 15일부터 싼타페 2010년형(싼타페 더 스타일)의 사전계약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인데,공식적으로는 오는 7월1일부터 판매할 예정입니다.

구형 모델과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엔진입니다. 신형 R엔진을 탑재해서 연비 및 출력이 향상됐습니다. 연비는 2.2 모델이 14.1㎞/ℓ,2.0 모델이 15.0㎞/ℓ(자동변속기,2륜구동 기준)이죠. 2.0 모델의 경우 국내 기준 1등급 연비를 실현한 겁니다.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전조등 같은 외관 뿐만 아니라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오디오가 있는 부분)도 확 달라졌지요.

변속기도 종전 5단에서 6단으로 높아졌습니다. 작년 말 현대기아차 그룹에서 자체 개발한 변속기인데,그랜저 2009년형 및 쏘렌토R,오피러스 프리미엄 등에 장착한 것과 같은 제품이죠.

편의사양으로는 버튼시동 스마트키,전방 주차보조 장치,음성인식 블루투스 핸즈프리,하이패스 보조장치,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차체자세제어장치,운전석·조수석 에어백,능동형 머리받침 등이 있습니다. 가격은 구형 모델(2400만~3600만원)보다 100만~200만원 인상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헌데,엔진과 변속기,편의사양 등이 기아자동차의 쏘렌토R과 무척 유사합니다. 틀린 부분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이지요.

쏘렌토R과 같은 R엔진을 탑재했기 때문에 최고출력(200마력) 및 연비(2.2ℓ 기준 14.1㎞/ℓ)가 똑같습니다. 쏘렌토R 2.0 모델의 경우 다음 달께 출시될 예정인데,싼타페 2.0과 같은 1등급 연비(15㎞/ℓ)를 보일 겁니다. 6단 변속기 역시 같은 제품입니다.

쏘렌토R은 SUV 최초로 경유,휘발유,액화석유가스(LPG) 등 세 연료를 각각 사용하는 트림을 내놓았는데요,싼타페 역시 같은 전략을 쓸 겁니다.

싼타페는 우선 디젤 차량을 내놓은 뒤 순차적으로 가솔린 및 LPG 차량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싼타페와 쏘렌토R 모두 2.0 및 2.2 디젤,2.4 가솔린,2.7 LPI 모델을 동시에 갖게 된다는 뜻입니다.

플랫폼(기본 뼈대)도 같습니다. 현대·기아차의 플랫폼 공유전략에 따른 겁니다. 가격 역시 별 차이가 없을 겁니다. 서로 경쟁 관계이기 때문이죠.

싼타페가 쏘렌토R에 장착된 파노라마 선루프까지 채택하지 않을까 싶어 살펴봤는데,싼타페엔 그걸 탑재하진 않더군요.

파노라마 선루프를 빼놓고는,싼타페와 쏘렌토R이 동일한 모델이란 얘깁니다. (싼타페엔 쏘렌토R에 장착된 크루즈 컨트롤이 없는 등 미세한 차이가 있습니다만.)

싼타페와 쏘렌토는 국내 SUV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베스트셀링 모델들입니다. 이렇게 잘 팔리는 SUV가 현대·기아차그룹 산하에서 서로 너무나 닮아 있습니다.

쏘렌토를 살까,싼타페를 살까 고민했던 소비자들은 외양만 결정하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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