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대기업그룹과 부실 업종 기업들의 옥석 가리기가 마무리되면서 구조조정 지원을 위한 대규모 펀드와 구조조정기금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 기업과 자산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자산관리공사(캠코)는 부실채권 매입을 위해 조성한 20조 원 규모의 구조조정기금을 통해 선박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의 인수 작업을 개시했다.

캠코는 우선 은행들과 매입 가격 등을 논의해 이달 내에 은행권의 부실 PF 매입을 완료하고 증권.보험사들의 PF도 사들인다는 구상이다.

캠코는 또 4조3천억 원 규모로 조성된 선박펀드를 통해 7월 말까지 해운사들이 신청한 62척의 선박 중에서 일부를 사들이고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한 후 2차 선박 매입을 위한 공고를 낼 예정이다.

캠코는 다만 기업들이 보유한 미분양 아파트 등의 부동산과 금융기관들이 보유한 비업무용 자산 등의 매입 여부는 시장 상황을 봐가며 결정키로 했다.

산업은행도 기업 구조조정 등을 위해 4조 원 이상의 펀드를 만들어 선박과 기업 인수에 나섰다.

산업은행은 우선 2조 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통해 이달 말까지 해운업체들이 보유한 선박 매입을 완료키로 했다.

산은은 또 중소기업 구조조정 지원을 위해 조성한 1천억 원 규모의 구조조정펀드(턴어라운드펀드)로 썬스타특수정밀을 인수한 데 이어 추가로 2~3개 업체 인수를 검토 중이다.

산은은 성장 잠재력은 크지만 유동성이 필요한 중소기업을 인수해 정상화시킨 뒤 재매각하는 형태로 회생을 지원키로 했다.

산은 관계자는 "최근 펀드 지원을 요청한 중소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어 구조조정펀드 규모를 1조 원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산은은 대기업의 구조조정 지원을 위해 수조원 규모의 사모투자펀드(PEF)를 조성키로 하고 현재 동부메탈 인수를 추진 중이다.

캠코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캠코가 펀드와 기금을 통해 시장에 매물로 나온 기업과 자산을 매입해주면 유동성이 필요한 기업들은 한숨 돌릴 수 있다"며 "앞으로는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추가 자산 매입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