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비판한 나주세무서 직원 김동일(47, 6급)씨에 대한 국세청의 파면 조치와 관련해 광주지역 시민단체들은 16일 “국세청은 정권과 거대자본의 품에서 벗어나 스스로 변화하고 국민의 기관으로 거듭나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광주전남진보연대,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한국투명성기구광주전남본부, 국민주권수호나주운동본부 등 5개 시민단체는 이날 광주시 북구 오룡동 광주정부합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세청 나주세무서 공무원 파면을 규탄한다”며 “정치보복성 표적 세무조사, 차라리 국세청을 파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세청이 벌인 박연차 회장의 태광실업 세무조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한 표적 조사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실제로 부산지방국세청 관할의 중소기업에 불과한 태광실업을 특명 조사국인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4국이 이 잡듯이 뒤져 검찰에 고발한 것은 표적 조사의 전형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이를 진두지휘했던 한상률 전 청장의 미국 도피는 정치보복성 표적조사 의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성, 전군표 전 청장이 비리 혐의로 줄줄이 구속되고 최근 정치보복성 표적 세무조사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국세청을 국민들은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며 “지금 국세청이 할 일은 자성을 촉구한 공무원에 대한 파면이 아니라 자신을 되돌아보고 만약 잘못한 점이 있다면 국민 앞에 사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세청이 유례없이 신속하고 강경하게 파면 조치를 한 것은 확산되는 국세청 책임론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언제까지 권력의 눈치나 보면서 자기 안위에만 급급할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또 “당사자인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귀국해 당당하게 해명하고 의혹을 푸는 것이 올바른 처신이지, 국세청이 나서서 과민하게 반응을 보일 까닭은 없다”며 “내부 게시판에 자성을 촉구하기 위한 글조차도 두렵다면 차라리 게시판을 없애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 단체들은 “국세청의 나주세무서 공무원에 대한 파면은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여론에 대한 배반”이라며 “국세청 스스로 변화의지가 없다면 특별검사나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근본적인 혁신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세일보 / 광주=박용식 기자 kj@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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