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지하철 2호선 이대역 인근 쇼핑몰 예스APM의 5층 ‘스토리라운지’.각종 IT(정보기술) 기기가 전시된 신상품 체험존에서 디지털 카메라를 만져보던 이대원씨(24)는 “올림푸스와 카시오 제품에 관심이 가는데 눈치 안 보고 기능을 충분히 시험해 볼 수 있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다양한 신제품을 모아 놓고 소비자들이 직접 골라 써보게 하는 ‘신상품 체험전시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소규모 샘플 매장인 ‘샘플존’(40~66㎡)이 지난해 9월 고려대 안암캠퍼스에 첫 매장을 연 데 이어 올 3월에 이화여대와 한국외대,지난달에는 연세대와 숙명여대 등에 잇따라 점포를 냈다.예스APM에는 ‘국내 최대 상품체험장’을 내세운 ‘스토리라운지’(3300㎡)가 한달여간의 시범 운영을 거쳐 지난 4일 정식 개장했다.

이들 매장은 규모나 운영 방식 등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소비자와 기업을 연결해 주는 소통 공간이란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이곳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대부분 온라인에 상품평을 올리는 블로거나 신상품을 선호하는 ‘얼리 어답터’들이다.기업은 이들을 통해 신제품에 대한 고객 반응을 파악할 수 있다.

샘플존은 소비자에게 5000원의 연회비를 받고 샘플이나 정품을 제공한다.스토리라운지는 고가의 IT 신제품을 매장 내에서 마음껏 써볼 수 있게 하고 카페·모임방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대신 이용자들은 설문조사에 참여하거나 사용후기를 올리면 된다.대학생 대상의 샘플존은 화장품 · 생활용품 · 식음료 등을 주로 갖췄고,스토리라운지는 IT제품이 70%를 차지한다.샘플존은 지난달부터 유료회원제로 전환해 2500명을 모았고 스토리라운지는 개장 열흘 만에 회원(무료)이 1000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들 매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수익모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새로운 유통모델로 자리잡으려면 ‘충성도’ 높은 회원을 충분히 확보해 기업들로부터 효과적인 ‘입소문’ 마케팅 공간으로 인정받는 게 관건이다.석승억 스토리라운지 마케팅 이사는 “IT와 화장품 분야의 파워블로거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세미나와 이벤트 등을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태형/강유현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