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별로 성공한 사람들의 지문에 나타나는 적성과 재능은 대부분 직업 유형과 일치합니다. 반면에 남들이 부러워하는 일을 하면서도 불평하는 사람들을 보면 적성과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많죠."

최근 지문을 통한 적성검사법을 개발,서비스하고 있는 김용 한국지문적성평가원 대표(46 · 사진)는"지문은 염색체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에 재능과 적성,인격 등이 지문에 나타난다"며"이는 유전학이나 해부학적 분석에서도 증명된 사실"이라고 말했다. 범죄수사학에서 지문을 통해 범인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이 같은 원리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가 개발한 지문적성검사법은 지문유형을 분석해 언어,논리,수리,신체운동,대인관계 등 11가지 패턴의 잠재능력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는 여러 지능 중 누구나 한 가지 이상은 남보다 높게 나타난다는 교육심리학 석학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교수의 다중지능이론(MI)을 응용한 것으로, 지문에도 그 같은 특징이 나타난다는 게 김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똑같은 내용을 공부해도 활자를 보는 게 이해가 빠른 학생이 있는가 하면 동영상을 보는 게 더 효과적인 학생도 있는데,이는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특성의 차이에서 오는 현상"이라며 "지문검사를 통해 자신의 잠재력이 어떤 특성을 지녔는 지 알게 되면 진로를 결정하고,학습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부모와 자식 간 지문은 서로 비슷하다. 음악가 집안에서 음악하는 사람이 많이 나오는 건 뇌에 음악적 자극이 축적되면서 형성된 뇌구조가 유전되기 때문인데,이 같은 특징을 지문도 반영한다는 것."예를 들어 어머니가 자기주도형의 둥근형 지문이면 아이 교육도 자기식으로 몰아붙이죠.그런데 아이도 자기주도형의 지문을 갖고 있으면 엄마와 자주 충돌하게 되는 거죠.원인을 알고 나면 문제 해결이 쉬워져요. "

컴퓨터프로그래머 출신인 김 대표는 대만과 영국,미국에서 MI를 실생활에 접목한다는 소식을 듣고 2004년 말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초기엔 지문적성검사를 손금보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했어요. 요즘은 직장을 선택해야 할 대학생,결혼을 앞둔 사람 등 고객층이 다양해졌죠.한번은 이혼숙려기간 중 지문적성검사를 받고서야 서로를 이해하게 돼 재결합한 부부도 있었어요. "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