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멀리건·NO 오케이…페어 플레이어 회장님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소문난 '골프 마니아'다.

타이거 우즈,미셸 위 등과 프로암대회에서 동반라운드하기도 했다. 아마추어 골퍼로서는 남부러울 것이 없는 경험을 많이 한 것.그런 그가 라운드할 때 반드시 지키는 여섯 가지 원칙이 있다. 이른바 '6 No(노)'다. 일반 골퍼들도 라운드할 때 이 원칙을 적용해볼 만하다.

첫번째가 '노 멀리건'이다. 멀리건(mulligan)은 티잉 그라운드에서 OB를 내는 등 미스샷을 했을 때 벌타없이 다시 한번 더 치게 하는 습속.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18홀에 한 번,또는 전 · 후반홀에 한 번씩 멀리건을 주곤 하나,박 회장에겐 어림도 없다. 그는 실력껏 치는 것을 중시한다.

또 경기 진행을 원활하게 하고 친선 경기라는 것을 감안,많은 아마추어들은 그린에서 볼이 홀에 어느 정도 근접하면,1퍼트로 홀아웃하는 것을 인정하는 '기브'(OK)를 준다. 그러나 박 회장은 볼이 홀에 들어가야 홀아웃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재미를 더하기 위해 약간의 '내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내기 골프'와 관련,박 회장이 고수하는 원칙도 있다. '노 외상' '노 개평'(내기 따위에서 승자가 따 간 몫에서 조금 얻는 공것)' '노 리미트' 등이 그것이다. 그는 게임 전에 그날의 룰을 상세히 공지한다. 그 가운데는 '외상 사절'은 물론 돈을 잃었다고 하여 차비나 기름값 등을 달라고 하는 '개평' 얘기도 꺼내면 안 된다. 물론 그가 승자가 될 경우 다 돌려주기는 한다. 또 상한선도 없다. 한 홀에서 동타가 나오면 다음 홀은 배판이 되고,그래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그 다음 홀에서 이긴 골퍼가 모두를 갖는다. 끝으로 갖고나온 돈이 다 떨어져 손을 들어버리는 상황(만세)도 봐주지 않는다.

박 회장과 라운드를 해본 한 지인은 "어디까지나 깨끗하고 즐거운 라운드를 위해 페어플레이를 하자는 차원"이라며 "골프가 매너 게임이라는 점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