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임직원들이 오는 16일 노조가 '옥쇄파업'을 벌이고 있는 경기 평택공장에 진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부터 생산이 전면 중단되면서 공멸 위기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사무관리직 1500여명은 노조와의 타협에 반대하기 위해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초강수를 뒀다.


◆노 · 노 간 정면 충돌 우려

정리해고에서 제외된 쌍용차 임직원 4500여명은 10일 평택 종합운동장에서 '쌍용차 정상화 촉구 결의대회'를 열어 "15일까지 생산 중단 사태가 이어지면 16일 전 직원이 공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16일 이전까지 경찰력을 투입해 공장을 정상화시켜달라는 요구다. 곽상철 생산부문 전무는 "무책임한 좌파 세력이 쌍용차를 대정부 투쟁의 도화선으로 삼고 있다"며 "생산 정상화 시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상사에 대해선 수수방관하고 있는 정부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일 법정관리인은 "총파업 후 20일 이상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면서 이달에만 800억원의 자금이 부족한 상태"라며 "오는 9월15일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기 전에 청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최근 산업은행 담당자와 만났더니 쌍용차 회생에 심각한 의문을 갖고 있더라"며 "정리해고를 무급휴직으로 바꿔달라는 노조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사무직 1500여명 사직서

쌍용차 사무 · 기술 · 연구직 1500여명은 이날 "노조와 적당히 타협할 경우 전원이 회사를 떠나겠다"며 박영태 공동 법정관리인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노사정위원회가 정리해고자 일부를 구제하는 방안을 추진할 경우 쌍용차의 장기 생존 가능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의식한 조치다.

쌍용차 사무직대표자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이우석 부장은 "1600여명이 회사 정상화를 위해 희망퇴직 방식으로 정든 일터를 떠났다"며 "원칙을 훼손하고 노조와 타협하기 전에 사무직들의 사표를 먼저 수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생산직 최모씨는 "노조가 인화성이 높은 도장공장까지 점거하고 있어 걱정이 많다"며 "대화를 통해 사태를 속히 해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구직 이모씨는 "얼마 전까지 가족처럼 지내던 사람들과 편을 갈라 싸우는 것처럼 비쳐지는 게 괴롭다"며 "하지만 생산 중단 상태가 지속되면 공멸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쌍용차 임직원들은 결의대회를 가진 뒤 평택시청과 평택경찰서 등으로 이동,노조의 파업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평택=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