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이 강박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8일 보도했다.

영국 런던 킹스 대학(KCL) 임상심리학자이자 모즐레이 병원(Maudsley Hospital) 불안장애-외상센터 임상실장인 폴 살코브스키스 박사는 임신여성은 태아 건강에 대한 책임감과 강박감에서 수시로 손을 씻고 청소를 하는 등 반복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강박장애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살코브스키스 박사는 4천여명의 임신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임신여성의 약 7%가 강박장애 증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임신여성의 강박장애는 호르몬의 변화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이며 태아를 보호해야 한다는 책임감에서 발생한다고 그는 밝혔다.

임신 중에는 자신에 대한 비판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억제하려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
강박장애를 부르는 요인이 된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영국 강박장애학회의 애쉴리 펄우드 박사는 임신 중 강박장애는 태아를 보호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깨끗이 해야 한다는 생각에 집중하는 데서 발생한다고 논평했다.

평소 강박장애 위험이 있는 여성은 임신이 이를 촉발시킬 수 있으며 이미 강박장애가 있는 여성은 임신과 함께 증세가 더욱 악화된다고 펄우드 박사는 밝혔다.

임신 중 강박장애는 일시적인 것일 수도있지만 출산 후 오래도록 계속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그는 덧붙였다.

강박장애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어떤 불안한 생각이나 감각 같은 강박적 사고를 반복적인 행동, 즉 강박적 행동을 통해 해소하려는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예를 들어, 손에 세균이나 지저분한 것이 묻었다는 생각에 반복적으로 손을 씻는 행동 같은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첼트넘에서 열리고 있는 첼트넘 과학축제(Cheltenham Science Festival) 학술회의에서 발표되었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