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온스당 1000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사태가 나기 전인 2006년 말 금값이 600달러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서는 50% 이상 올랐습니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조만간 1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은 불변의 가치를 상징합니다. 실제로는 금의 가치 역시 큰 폭으로 변동하지만 인쇄기에서 돈을 찍어내듯 마음대로 생산량을 조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금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높습니다. 위기 때마다 금값이 오르는 이유입니다. 1971년 이전까지 미국에서 금본위제를 시행했던 것도 금의 힘을 빌려 종이쪽지(달러)에 신뢰를 부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1930년대 대공황 당시의 주가 폭락도 금본위제라는 조건 아래서 봐야 합니다. 당시 주가는 90%나 하락했는데,금본위제의 영향이 컸습니다. 달러가 금에 고정되지 않았다면 당시 달러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졌을테고 달러로 측정하는 주가는 낙폭을 상당히 줄일 수 있었겠지요.

요즘은 어떨까요. 미국의 주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단순히 계산해 50% 하락했고,달러 가치는 금에 대해 3분의 1 정도 떨어졌습니다. 금본위제였다면 주가가 67% 하락했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미래는 어떨까요. 전 세계에서 쏟아부은 돈이 워낙 많다보니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는 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달러화 가치가 지난 4월 중순 이후 9% 떨어지는 등 가치 하락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사람들이 최근 들어 부동산이나 금 원자재펀드 등에 부쩍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천 송도와 청라지구에서 보인 아파트 청약열기 역시 향후 돈가치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작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런 추세가 가속화될수록 대기성 자금으로 머물러 있던 돈이 돌고,돈의 흐름이 빨라질수록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실제 인플레이션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