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은 긴장감을 불러일으켜 활동의 동력이 된다. 이윤 추구를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창조해 나가는 기업들에 경쟁력이라는 요소는 중요한 기업가치 중 하나일 것이다.

기업 간 경쟁은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금융업종에서도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달 초부터 선보인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신용카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진화를 거듭해 탄생한 CMA 신용카드의 모태인 CMA 역시 금융회사 간 경쟁을 통해 산출된 결과물이다.

은행권 수시입출금계좌의 경우 수시입출금과 계좌이체라는 편리성은 있지만 잔액에 이자가 붙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틈새를 이용해 증권사들은 RP(환매조건부채권)를 활용해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면서 단 하루를 맡겨도 은행권의 입출금통장보다 높은 수익을 주는 CMA 서비스를 탄생시켰다. 이는 기존의 MMF(머니마켓펀드)와도 다른 특징을 갖는 상품이다.

CMA는 증권사 간 치열한 경쟁을 유발하며 급성장 해왔다. 하지만 여러 장점에도 불구,CMA에는 지급결제 기능이 없다는 점이 항상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공과금 결제나 신용카드대금 결제 등의 기능이 없는 점이 큰 한계로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증권사들이 선보인 CMA 신용카드는 바로 그런 단점을 극복한 3세대 CMA로 볼 수 있다.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증권사에서도 지급결제업무가 가능해지자 금융회사 간 경쟁이 불붙으며 편리성 높은 상품이 탄생한 것이다.

올 2월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금융시장 발전의 토대가 마련됐다고 하지만 일반인들이 피부로 실감하기는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CMA 신용카드는 소비에서 투자에 이르는 일련의 개인 금융활동을 한 개의 계좌를 통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CMA 신용카드 출시로 또 한 차례 급여계좌를 중심으로 한 자금이동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 역시 또 다른 서비스 경쟁의 시작에 불과하다. 대출기능에서 강점을 가진 은행들이 이를 활용한 서비스로 자금 이탈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고,증권사들도 CMA 신용카드의 서비스 강화를 위해 불꽃 튀는 경쟁을 시작할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금융사 간 경쟁이 장기적 관점에서 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금융시장의 트렌드와 진화하는 금융서비스의 내실을 따져보고 그 가치를 충분히 향유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삼성증권 컨설팅지원팀장 sy916.hong@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