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들썩이면서 원유를 비롯한 상품가격을 추종하는 원자재펀드의 수익률이 가파르게 올라오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4일 배럴당 70달러에 육박했다. 지난 4월20일 45.88달러에서 불과 한달보름여 만에 50% 넘게 급등한 셈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WTI 근월물 가격이 올해 배럴당 85달러 선까지 오르고 내년에는 100달러 부근까지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감과 달러 약세가 원유를 비롯한 상품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상품 가격 강세를 타고 원자재 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7일 펀드평가업체인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된 33개 원자재펀드는 1개월 평균 13.23%, 3개월 평균 24.14%의 수익을 냈다. WTI원유 선물과 국내 우량채권에 투자하는 '삼성WTI원유특별자산투자신탁' 수익률(4일기준)은 1개월과 3개월이 각각 28.43%, 36.06%에 이른다. 최근 1개월 수익률로는 최고다. 지난 4월 설정된 '한국투자WTI원유특별자산자투자신탁'도 1개월 수익률이 22.76%에 달했다.

원유선물 투자펀드는 WTI가격이 40~50달러 근처에서 횡보한 지난 4월까지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이머징마켓증시에 상장된 원자재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높은 수익을 냈다.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수익률은 좋은 편이다. 블랙록월드골드 블랙록월드광업주 신한BNPP골드 슈로더이머징마켓커머더티 미래에셋이머징천연자원 등은 1개월간 20% 정도 수익을 내고 있다. 특히 JP모간천연자원 블랙록월드광업주 슈로더이머징마켓커머더티 등은 올 수익률이 50%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와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선물에 투자하는 펀드 간 수익률이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원자재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쪽에 대한 추천이 좀 우세한 편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원자재가격 추종 펀드의 경우 상품가격 상승분을 제대로 쫓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실적개선 폭이 큰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