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서 많이 쓰이는 수국(水菊)뿌리에서 추출한 물질이 1형당뇨병, 류머티즘관절염, 염증성장질환(IBD) 등 자가면역질환에 특효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 면역질환연구소의 마크 선드러드 박사는 수국뿌리에 들어있는 할로푸지논(halofuginone)이라는 물질이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 비정상 면역세포(Th17)의 활동만 억제하고 정상적인 다른 T면역세포들의 기능은 건드리지 않는 효능이 있다는 사실이 쥐실험과 인간세포 실험에서 확인되었다고 밝힌 것으로 헬스데이 뉴스가 4일 보도했다.

자가면역질환이란 비정상 면역세포가 자체의 건강한 조직과 기관을 외부물질로 오인해 공격하는 현상으로 1형당뇨병, 류머티즘관절염, 루푸스, 염증성장질환, 다발성경화증, 습진, 건선 등이 이에 속한다.

현재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쓰이는 면역억제제의 가장 큰 결함은 비정상 면역세포 뿐 아니라 면역시스템 전체의 기능을 억제하기때문에 감염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밖에 면역반응(염증)을 일으키는 사이토킨을 무력화시키는 항체치료가 있으나 근본원인인 사이토킨의 생산 자체는 차단하지 못하기때문에 염증을 계속 억제하기 위해서는 자주 항체를 투여해야 한다.

선드러드 박사는 다발성경화증 동물모델인 자가면역성 뇌척수염(EAE) 쥐에 할로푸지논을 투여한 결과 Th17 비정상 면역세포의 형성을을 억제하고 다른 T면역세포의 정상기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또 인간세포 실험에서도 하로푸지논이 Th17 면역세포의 형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할로푸지논은 단백질의 핵심구성요소인 아미노산이 부족할 때 세포를 보호하기 위해 작동되는 아미노산기아반응(AAR)이라는 생화학 경로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선드러드 박사는 설명했다.

할로푸지논은 중국 전통의학에서 사용되는 50가지 기본약초 중 하나로 말라리아와 결합조직 자가면역질환인 피부경화증 치료제로 쓰인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6월5일자)에 발표됐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