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는 4일 헬리콥터를 동원해 경기 평택공장 내에 2000여 장의 호소문을 배포했다.

전단을 공중에서 뿌린 것은 노조가 '옥쇄 파업'을 벌이고 있어 파업 중인 직원들에게 직접 전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조는 더욱 강도 높은 투쟁으로 구조조정을 정면 돌파하겠다고 밝혀 사태는 점점 꼬여들고 있다.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4600여명의 근로자와 일부 협력업체 관계자들은 "구조조정 없이는 회사 청산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외부 세력과 결탁한 노조 지도부의 공장 점거 시위는 모두가 함께 죽자는 얘기일 뿐"이라며 '점거 분쇄를 위한 공장 진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노노 간 대결로까지 사태가 비화될지 모를 걷잡을 수 없는 파국이 우려되고 있다.

사측은 이날 호소문에서 "공동투쟁본부 등 외부 단체가 직원들을 투쟁 열사로 만들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그들이 원하는 것은 고용 보장이 아니라 투쟁을 계속 지연시켜 대정부 투쟁을 위한 동력으로 직원들을 희생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유일 공동관리인은 "회사와 법원,채권단이 다수를 위한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 전단을 배포했다"며 "남은 인력들이 열 배,스무 배 노력해서 퇴직 직원들이 다시 근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는 사측이 인력 구조조정 방침을 철회할 때까지 '옥쇄 파업'을 풀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한일동 노조 사무국장은 "사측이 공권력 투입을 경고한 데 이어 전단까지 뿌렸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며 "갈 데까지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공권력 투입에 대비,기름 13만ℓ와 2~3m짜리 쇠파이프,고무총,죽봉 등 1000여개,화염병 400개 등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300여명의 '전투조'를 조직해 매일 특별 훈련까지 실시하고 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5일 열리는 노 · 사 · 정 간담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유일 · 박영태 공동관리인과 한상균 노조 지부장,송명호 평택시장,강덕중 평택경찰서장,김봉한 경인지방노동청 평택지청장 등 10여명이 참석한다. 노사 양측은 그러나 "상대가 양보하지 않으면 크게 기대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쌍용차 협력업체와 대리점 협의회,정비 · 서비스 협의회 소속 4000여명은 5일 평택 공설운동장에서 '쌍용차 정상화 촉구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평택=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