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연동 대출 비중을 전체의 50% 이내로 줄이라는 지침을 일선 영업점에 전달했다. 만기가 상대적으로 긴 은행채 금리 연동으로 바꾸거나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고,은행채나 고정금리 대출이 만기 도래한 경우 이를 CD금리 연동 대출로 전환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는 CD금리와 연동해서 대출이 이뤄지는 관행을 뜯어고치겠다는 것으로 다른 은행으로 확산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4일 "주택담보대출이 CD연동에 편중돼 있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말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본점에서 내려왔다"며 "신규 대출에서 CD연동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70%대에서 최근 60%대로 낮췄고 앞으로 더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CD금리 연동으로 대출하겠다고 고객에게 말해둔 것들이 아직 남아 있어 목표치인 50% 이내를 달성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조금씩 CD연동대출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CD금리 연동 대출을 은행채금리 연동 대출로 바꾸는 것이 고객 입장에서도 결코 불리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예컨대 각 영업점 창구에서는 3년거치 12년 분할상환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만기 6개월의 은행채 적용금리가 연 4.65%,CD 3개월 적용금리는 연 4.71%로 은행채 연동금리가 더 낮다고 고객들을 설득하고 있다. 과거 3년간 평균금리를 비교해봐도 CD 3개월물(5.04)과 금융채 6개월물(5.22)의 금리 차이가 0.18%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뿐만 아니라 대부분 시중은행들이 CD금리 연동 대출 비중을 낮추려 노력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고정금리부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김병호 하나금융지주 재무담당 부사장은 지난 1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변동금리부 대출의 일부를 고정금리부 대출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만기가 3개월인 CD 금리(현재 연 2.41%)는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아 최근 금리가 급락하는 등 은행권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꼽혀왔다. 지난해 말 공격적으로 판매한 고금리 특판 예금이나 최근에도 발행을 계속하고 있는 후순위채 등의 조달금리가 연 5% 후반대에 달하는 반면 CD 연동 대출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해 마진이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만기는 1년부터 30년까지 다양해 현재 금리 수준이 지속되면 앞으로 7~8년 동안은 역마진이 우려되는 대출을 떠안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도 금리가 급격히 오를 경우 고객들의 이자 부담이 급증할 위험이 있다. 은행들이 낮은 CD금리를 상쇄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산금리를 붙여놨기 때문에 CD금리가 갑자기 오르면 이자 부담도 눈덩이처럼 늘어나게 된다. 은행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대출금리 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일단 계획을 보류한 상태다.

유창재/강동균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