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매각절차 승인..허머 브랜드 매각 잠정 합의

파산보호를 신청한 제너럴모터스(GM)의 회생을 위한 파산보호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GM의 파산보호를 담당하는 뉴욕 맨해튼 파산법원은 파산보호 신청 당일 GM의 주요자산을 새 법인에 매각하는 절차와 구조조정에 필요한 정부 자금 사용을 즉각 승인했고, GM은 허머 브랜드의 매각에도 잠정 합의했다.

GM은 파산보호 신청 당일 주요 자산을 매각하는 절차에 관한 법원의 승인을 받았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일 보도했다.

GM의 변호사인 하비 밀러는 파산보호 담당 로버트 거버 판사에게 GM의 주요 자산을 살 가능성이 매수자는 한 곳밖에 없다면서 신속한 파산보호 절차의 진행을 요청했다.

GM은 미국 및 캐나다 정부가 72.5%, 전미자동차노조(UAW) 17.5%, 채권단이 10%의 지분을 갖는 새 GM에 주요 자산을 매각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거버 판사는 주요 자산 매각에 대한 반대는 이달 19일까지 제기돼야 한다고 밝히고 GM 자산 매각의 경쟁 제안 제출의 시한은 22일로, GM의 자산 매각에 관한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는 법정 심리일은 오는 30일로 정했다.

미 정부는 GM의 주요 자산 매각을 완료하는 데드라인을 7월10일로 정해놓고 있다.

법원은 이와 함께 GM이 구조조정을 신속히 단행할 수 있도록 150억달러의 정부 지원금을 즉시 사용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거버 판사는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GM이 정부 지원금 333억달러를 쓸 수 있도록 잠정 승인하는 한편 이 가운데 150억달러는 앞으로 3주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거버 판사는 전체 정부 지원금에 대한 최종 승인을 오는 25일 결정할 예정이다.

미 정부는 GM의 구조조정을 돕기 위해 지금까지 지원했던 200억달러 외에 3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회생을 위해 주요 브랜드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는 GM은 또 허머를 매각하는 것에 양해각서를 맺기로 했다고 밝혀 신속한 구조조정 가능성을 높였다.

프리츠 헨더슨 GM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계약 조건 때문에 오늘 인수자를 밝힐 수 없다"며 매수자와 계약을 완료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GM은 허머 인수자와 가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허머 매각으로 제조 및 기술 분야 근로자와 딜러망 등 3천명 이상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GM은 구조조정을 위해 8개 브랜드 중 시보레, 캐딜락, 뷰익, GMC 등 4개 핵심 브랜드만 남기고 허머, 새턴, 사브, 폰티악 브랜드는 매각 또는 정리하기로 한 상태다.

미 정부가 60~90일 안에 GM이 파산보호 절차에서 졸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이 절차가 신속히 진행되면서 GM도 크라이슬러처럼 법원으로부터 자산 매각에 관한 승인을 빨리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4월30일 파산보호를 신청한 크라이슬러는 1개월 만인 지난달 31일 법원으로부터 주요 자산을 이탈리아 자동차사 피아트 등이 주요 주주가 되는 새 법인에 매각하는 것을 승인받았다.

그러나 크라이슬러의 자산 매각 방안에 반대하는 인디애나주 연기금 등이 파산법원의 결정에 항소키로 해 빠른 파산보호 졸업에 진통이 예상된다.

항소로 크라이슬러의 자산매각 승인이 막히지 않는 한 매각은 오는 5일 효력을 발휘해 새 크라이슬러가 조만간 탄생할 수 있게 된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