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제주에서 폐막된 한 ·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보해양조의 '매취순 백자 12년산'(사진 왼쪽)이 건배주로,롯데주류BG의 '설화'(오른쪽)와 ㈜한라산의 '허벅술'이 만찬주로 각각 쓰여 관심을 모았다. 정상들에게 권하는 건배 · 만찬주는 어떻게 선정할까?

선정 작업은 3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외교통상부 준비기획단이 전국 전통주들을 모아놓고 맛 · 색 · 향 · 디자인 등을 1차 평가한다. 국제회의에 많이 쓰이는 와인과 알코올 도수(12~14도)가 비슷한 제품을 고르는데,본래 35도인 '허벅술'은 행사용으로 특별히 18도짜리로 제작됐다. 이어 1차 선정된 술은 청와대에서 정상회의 성격과 맞는지 검토한다. 끝으로 국내 주재 외국대사들의 시음을 거쳐 최종 선정된다.

정상회의 건배 · 만찬주로 선정되면 무엇보다 매출 효과가 짭짤하다. 2005년 아 · 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만찬주로 쓰인 보해 '복분자주'는 2004년 출시 당시 65억원이던 매출이 2005년 130억원,2006년 350억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이병우 보해 이사는 "건배주나 만찬주로 선정됐다는 것은 수백가지 전통주 중 가장 우수한 제품임을 인증받는 것이기에 이미지 제고와 홍보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열린 국제행사에 공식 술이 사용된 것은 1988년 보해의 '매취(매실주)'가 처음.이후 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선운산 '복분자주'가,2005년 APEC 정상회의에선 상황버섯 발효주 '천년약속'이 각각 선정됐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관회의 만찬 테이블에는 건배주로 국순당의 '강장백세주',만찬주로 보해양조의 '순금매취 10년산',배상면주가의 '산사춘 프리미엄',금복주의 '화랑'이 채택됐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