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티젠(대표 박상우)은 시약 재료인 단백질과 항체를 생산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단백질 시약은 ㎎당 1500달러에 팔리고 영업이익률이 70~80%에 달할 정도로 높은 수익을 낸다. 박상우 대표는 "2006년 이후 매년 성장하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전망"이라며 "올해는 12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내년에 4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사업 초기부터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국내에는 축적된 기술이 사실상 없는 데다 관심도 적은 상태여서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노하우를 쌓고 있는 해외 기업과 함께 연구개발을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올 들어 지난달까지 10여건의 해외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이 같은 계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계약 실적 3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박 대표는 "최근 들어 빠르게 해외 수출 계약건이 느는 게 올해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에이티젠은 최근 프랑스 유로메덱스와 400여종의 단백질 항체를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또 독일 안티보디온라인과 계약을 맺는 등 올 들어 지난달까지 스위스 엔조 라이프 사이언스,미국 노부스바이오,일본 와코 등에 단백질 항체를 공급하기로 하는 등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주문 제작 의뢰가 많다. 미국 EMD바이오사이언스는 전 세계 12개 기업을 대상으로 1년 반 동안 샘플 테스트를 거친 뒤 에이티젠을 주문 제작 의뢰 기업으로 선정했을 정도다. 미국의 시그마도 지난달부터 주문 제작을 요청해오고 있다. 또 라이프스판 바이오사이언스와 시약을 서로 판매하기로 하는 업무제휴 계약이 조만간 이뤄질 예정이어서 두 회사가 만드는 2만여개의 시약을 공동 마케팅을 통해 해외 시장에 팔 수 있게 됐다.

에이티젠은 유럽의 한 제약회사와 제품 공급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에이티젠의 제품 'ATGP01'을 대량 공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계약이 이뤄지면 매년 2000만달러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해외로부터 러브콜이 잇따르면서 요즘 박 대표는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한 상황이다. 매일 새벽 출근 전 집에서 이메일을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회사에 나와서는 곧바로 연구실부터 들러 개발 과정을 살펴보고 공급 준비 상황을 일일이 점검한다. 박 대표의 이 같은 연구개발에 대한 열정이 회사를 국내 특허 7건,미국 특허 2건 등 모두 9건의 국내외 특허를 보유한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키웠다. 특히 단백질 항체 개발을 포함해 천연물 유래 신약 개발 분야에서도 성과를 축적하며 특허 협력조약(PCT) 및 국내 특허 출원 중인 품목도 7건에 이른다. 박 대표는 "앞으로 해외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수입 제품이 주를 이루는 국내 단백질 시약 시장에도 본격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