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악기, 주문자가 원하는대로 만들어 주느 '커스텀숍' 오픈
서태지도 쓰는 국산 기타…'깁슨'에 도전장

국내 한 기타전문제조기업이 펜더,깁슨 등 미국의 유명 기타 메이커가 장악 중인 '명품수제기타'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통기타 및 전자기타업체 스윙악기(대표 김태영)는 최근 주문자가 원하는 사양대로 제품을 만들어주는 맞춤형 고급 기타제조라인인 '커스텀숍(Custom Shop)'을 열고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고 1일 밝혔다. 30년이 넘는 국내 기타제조 역사에서 커스텀숍을 오픈한 것은 스윙악기가 처음이다. 커스텀숍은 프로뮤지션 외에 일반소비자도 원하는 사양의 기타를 주문할 수 있도록 운영된다. 기타줄부터 도색용 도료 및 내부 배선부품까지 취향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는 20여개의 양산형기타업체가 있다.

회사는 3년 이상 건조시킨 특급 목재와 각종 고급 부품을 사용해 대당 150만원에서 200만원 사이의 전자기타를 주로 만들 예정이다. 평균 50만~60만원 선인 국내산 전자기타보다 3배 이상 비싸다.

스윙악기는 이를 위해 회사의 최고기술자로 구성된 커스텀숍 전담팀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커스텀숍은 세계적인 기타메이커에서 주로 유명 프로연주자의 전용모델을 만들기 위해 운영돼 왔다. 기타 제작 고급기술자인 '마스터빌더(Masterbuilder)'가 양산형 제품과는 다른 100% 수제품을 제작,양산형보다 최소 3배에서 최대 10배까지 비싼 대당 4000달러에서 7000달러 사이의 프리미엄급 모델을 주로 만든다.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우는 마케팅에도 이용된다. 국내 업계에서는 국산기타의 낮은 인지도 때문에 수익을 내기 힘든 커스텀숍을 운영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스윙악기가 커스텀숍을 시작한 것은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기타 제조사로서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에 따른 결정이다.

회사는 2001년 창립 이후 국내 업계의 관행이던 해외 유명 브랜드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을 거부하고 자체 브랜드 수출이 아니면 큰 규모의 계약도 거절하는 등 이른바 '뚝심영업'을 고수해왔다. 높은 기술력 덕택에 연간 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8년 만에 국내 기타시장의 40%를 점유할 정도로 성장했다.

스윙악기는 그동안 유럽,일본을 비롯 세계 15개국에 자체 브랜드로만 제품을 팔며 착실히 쌓아올린 브랜드 이미지를 커스텀숍을 통해 펜더나 깁슨에 견줄 만한 위치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김태영 대표는 "그동안 국산기타는 해외시장에서 가격 대비 품질이 괜찮은 '양호한 저가품'이라는 인식이 강해 대당 1000달러 이상의 고급기타는 만들어봤자 팔리지 않았다"며 "품질로는 해외 명품브랜드와도 충분히 겨뤄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김 대표가 자신하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스윙악기는 커스텀숍을 운영하지 않던 2004년부터 미국의 유명 록그룹 나이트 레인저의 기타리스트 제프 와트슨을 비롯 10여명의 국내외 유명연주자의 전용모델을 주문받아 만들어 왔다.

최근 회사는 가수 이승철과 서태지 밴드에게 어쿠스틱기타(통기타)와 전자기타를 각각 주문받아 납품하기도 했다. 특히 10년이 넘게 외산기타만 고집하던 서태지 밴드는 스윙악기로부터 3대의 전자기타(대당 약 200만원)를 공급받아 최근 음반녹음작업과 뮤직비디오 촬영을 마쳤고 공연 때에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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