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3만t 생산설비 6월 본격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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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 중소기업이 탄소합금강 무계목강관(Seamless Steel Pipe)을 최초로 국산화해 화제다. 그동안 연 54만t에 달하는 내수 물량을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터라 대체 효과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발(引拔) 강철관 전문업체인 ㈜세창스틸(대표 이재선 www.scsteel.net)은 지난 3월 말부터 롤러 회전 방식을 이용한 탄소강 무계목강관의 본격 생산에 돌입했다. 경기도 안산공장에 구축한 생산설비는 길이 5m,외경 30~110㎜,두께 25㎜까지 구멍을 뚫는 게 가능하다. 생산량은 피어싱(Piercing) 1기에서 하루 20시간 작업했을 경우 월 2500t(연 3만t)에 달한다. 회사 측은 일본산과 품질이 비슷하면서 가격은 25%까지 저렴해 경쟁력이 충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계목강관은 봉강 내부에 구멍을 뚫어 만드는 이음새 없는 파이프를 일컫는다. ERW강관보다 강도가 높아 자동차,중장비,조선석유화학 플랜트 등 핵심 산업에 널리 사용된다. 국내에는 포스코특수강이 스테인리스강 무계목강관을 생산하고 있을 뿐 아직 탄소합금강 분야의 생산은 전무한 상태이며,설비 도입과 구축과정이 워낙 까다롭고 투자비용도 많이 드는 것이 그 이유다.

㈜세창스틸 역시 설비 도입에서 가동까지 무려 3년의 기간이 걸렸다. 포신을 만들기 위한 최첨단 러시아 설비를 도입하기까지는 방위산업 장비라는 특성과 기타 복잡한 문제 등으로 거의 포기상태에 이르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결국 2006년 모스크바 공대 석좌 교수로 있는 고려인 3세의 도움으로 최첨단 설비를 도입하게 됐고,러시아 모스크바대학과 2년간 12만달러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업이 가시화됐다. 무계목강관 생산 경험이 많은 포스코특수강 선임연구원을 기술이사로 영입해 기술력 보완에도 아낌없이 투자했다. 토종 중소기업의 인내와 끈기가 탄소합금강 무계목강관의 국산화 시대를 여는 원천이 된 것이다. 최근에는 지식경제부 부품 · 소재 기술개발사업에 단독주관사로 참여해 '롤러 방식을 이용한 심레스강관 성형기술개발' 과제를 수행하는 등 업계 선진화에도 일조하고 있다.

지난해 208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던 ㈜세창스틸은 올해 무계목강관 부문 100억원 매출을 포함해 총 4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정했다. 설비 확충과 생산량 확대를 통해 2010년 800억원 달성도 가능하리란 전망이다. 품질이 인정을 받으면 자동차 부문에서만 월 2000t 수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밖에 중장비 궤도,선박용 피스톤 핀 등 수요가 무궁무진해 시장 선점은 시간문제라는 게 회사 측 기대다.

㈜세창스틸은 1976년 설립된 세창파이프산업㈜이 전신으로 철강업계에서 뿌리가 깊다. 인발강관 소재의 자동차부품,중장비 실린더,농기계부품,사무기기,의자실린더용 파이프가 주요 취급품이며 현재 대성P&T그룹에 계열사로 속해 있다. 이재선 대표는 그룹의 회장직도 겸하고 있다. 형제 계열사로는 특수강관의 원관 판매를 맡고 있는 대성특수강관㈜,복합운송 및 중고차 · 부품 수출을 담당하는 ㈜한솔인터컴, 파이프를 절단 가공하는 동남금속 등 3곳이 있다. 이 대표는 올 1월 한국산업기술대학의 경영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


인터뷰 / 이재선 대표 "중국·일본産 제품 맞붙어 이길 자신 있어"



㈜세창스틸의 이재선 대표는 요즘 몸이 둘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탄소강 무계목강관의 첫 국산화 결실로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줄을 잇는 데다 국내외에서 들어오는 제품 문의에 응대하느라 정신이 없는 까닭이다.

그는 "일본산 제품의 가격과 중국산 제품의 품질 문제에 곤란을 겪은 수요자들이 한국산 무계목강관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제품만 잘 만들면 내수는 물론 수출까지도 크게 힘들이지 않고 매출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학에서 금속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1984년 세창파이프산업(현 세창스틸)에 입사하면서 업계에 발을 들였다. 품질관리,생산,개발,영업까지 두루 경험하며 노하우를 쌓은 그는 1997년 대성특수강관을 창업해 사업가로 변신했다. 이후 세창스틸이 부도를 맞아 경매로 넘어가자 낙찰자의 부탁으로 2006년까지 영업이사를 맡았으며, 이듬해 대성특수강관을 통해 세창스틸을 인수하면서 지금의 우량회사로 키웠다.

그는 "과거에는 기업의 외형을 키우는 데 주력했지만,이제는 질적으로 우량하게 키워 직원들에게 최고의 복지를 제공하고 싶다"며 "또한 앞으로 공인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해서 철강업계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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