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들어 주요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이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주요 4대 은행의 지난 28일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10조611억 원으로, 4월 말보다 8천223억 원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증가 규모는 4월의 1조6천660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들 은행의 중기대출 증가액은 정부의 보증 확대 등에 힘입어 지난 2월과 3월에 각각 2조 5천억 원 이상이 늘어났다가 4월 들어 감소하는 추세다.

중기대출 증가세가 주춤해진 것은 대출 수요가 줄어든데다 은행들도 부실을 우려해 대출 속도를 조절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은행권의 중기대출 연체율은 4월 말 기준 2.59%로 전달의 2.32%보다 0.27%포인트나 상승했으며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1.15%포인트 증가했다.

금감원도 이러한 사정을 감안해 지난 28일 은행들과 외화채무 지급보증 양해각서(MOU)를 다시 체결하면서 은행별 연간 중기대출 목표 금액을 낮추고 목표비율 위주로 평가하기로 했다.

즉 은행이 목표금액을 못 채우더라도 전체 대출 증가액 가운데 중기 대출 목표비율을 맞추면 문제 삼지 않기로 한 것이다.

반면 은행의 가계대출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4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8일 현재 253조509억 원으로 4월 말보다 1조3천359억 원이 늘어나 4월의 증가액 1조5천10억 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국민은행은 전달보다 204억 원가량이 줄었지만 유사한 수준을 이어갔으며, 우리은행은 4월에 6천204억 원이 증가한데 이어 5월에도 4천977억 원이 늘어났다.

신한은행의 증가액도 4월 3천830억 원에서 5월 3천909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하나은행은 3천200억 원에서 1천898억 원으로 줄었다.

은행권의 정기예금 증가액 역시 크게 둔화하고 있다.

4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4월 중 5조6천295억 원이 늘어났으나 5월에는 1조 2천958억 원이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의 자금 사정이 넉넉하기 때문에 굳이 정기예금 금리를 높여서 자금을 유치하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기업들도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단기로 자금을 굴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