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펀드에 가입해도 시장 상황에 따라 운용되는 자산배분형펀드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증시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시황에만 의존하는 주식형펀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한국투신운용과 KTB자산운용 GS자산운용 등에 의뢰해 자산배분형펀드 3개를 출시했다. KTB자산운용도 국내 최초로 한 펀드에 가입하면 성장형,가치형,중소형주 펀드에 가입한 효과가 나는 '마켓스타펀드'를 준비 중이다. 이 펀드는 증시 전망에 따라 각각 주식 성장형 가치형 중소형주 펀드 운용사인 브레인투자자문,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유리자산운용의 대표 펀드에 나뉘어 운용되는 일종의 자산배분형펀드다. 이에 앞서 KTB자산운용은 올 들어 두 개의 자산배분형펀드를 내놓아 운용 중이다.

일반 주식형펀드가 일정 수준(60% 이상)의 주식 편입 비중을 유지하는 것과 달리 자산배분형펀드는 시장 변화에 따라 주식 편입 비중을 조절하는 펀드다. 예컨대 이번에 한국투자증권이 출시한 'KTB목표배당형'의 경우 약관에 주식 편입 비중이 90% 이하로만 규정돼 있으며,'GS골드스코프타겟'도 주식 비중이 10~90%로 적혀 있다. '한국셀렉트자산배분'은 주식 비중이 60% 이상이지만 선물 매도 포지션을 취하며 주식 비중을 0~100%로 조절하게 된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증시 전망이 불투명하거나 하락할 가능성이 높으면 주식 비중을 과감히 축소하고 채권 등 안전 자산을 편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자산배분형펀드는 증시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작년 2월 출시된 'KTB액티브자산배분펀드'의 경우 지난 28일 기준으로 설정 후 26%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8%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시장 대비 44%의 초과 수익을 내고 있다.

이 펀드가 출시 2개월 만인 지난해 5월 평균 주식 비중을 66%까지 높였으나 이후 주식 비중을 계속 낮춰 리먼브러더스가 파산 보호 신청을 한 9월엔 21%까지 축소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자산배분형펀드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것은 주식형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작년 금융위기로 인한 증시 폭락 국면에서 큰 손실을 입은 경험으로 인해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때문이란 지적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