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07개 세무서 동원 '그물망' 정보수집…강력 세무조사 지시

'제2의 김상진·박연차' 찾아내…'정·경유착 고리'사전차단 의지

국세청이 오랫동안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기업활동을 하는 지역토호기업과 관련한 세무비리정보를 대대적으로 수집하는 등 관리감독을강화하고 나서 주목된다.

특히 국세청은 이들 지역토착기업 중 정치권력에 편승, 탈세 및 탈법을 일삼는 기업을 색출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세청의 이 같은 지역토착기업 관리감독 강화 방침의 배경에는 지난 2007년 전군표 前국세청장 구속의 실마리를 제공했던 '김상진 게이트'를 비롯, 현재 검찰 수사 중인 '박연차 게이트' 등과 같은 지역토호기업인이 연루된 비리사건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김상진.박연차 사건과 같이 사회적 문제로까지 비화될 가능성이 높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찾아 그 싹을 잘라내겠다는 것이다.

26일 국세청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107개 일선 세무관서에 지역토호기업 중 정치권력에 편승, 청탁이나 이권에 개입하는 부도덕한 토착기업 가운데 세금탈루혐의가 큰 법인 또는 개인을 분석해 보고하라는 내용의 지시사항을 시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정치적 배경을 활용해 지역에서 '위세'를 떨치며 탈세·탈법을 일삼는 기업은 물론 대외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이권에 개입하는 기업, 정치자금법 위반혐의가 있는 업체 등을 분석·보고하라는 지시도 함께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107개 일선 세무관서는 국세청의 시달사항을 토대로 혐의법인 및 개인 등에 대한 분석자료를 본청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세청은 보고된 혐의법인 등을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세청은 비리혐의가 짙은 토호기업들을 업종·규모·탈루유형별로 정밀분석하는 한편, 정기 세무조사 유예적용 등 혜택을 배제하고 지속적인 세무조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일선 세무관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 달 국세청(본청) 조사국 차원에서 이 같은 내용의 지시를 시달 받아 혐의 업체에 대한 분석자료를 본청에 올려보낸 상태"라며 "현재는 정보수집 단계이며 조사착수 시기 등은 유동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국세청은 그 동안 일부 지역토호기업들이 십 수년 동안 지역에서 기업활동을 하며 쌓은 정치적·지역적 기반을 활용, 이권에 개입하는 한편 광범위한 '인맥'을 활용해 세무조사 등 국세행정에도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차단하는데 신경을 써왔다.

그러나 국세행정 운영의 한계상 오랜 시간 동안 유지되어 온 지역토호세력들의 정·경 유착 관행을 끊어내는데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해 왔다.

특히 국세청은 지난 2007년 11월 전군표 前국세청장 구속 이후 개혁방안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지역토호세력들과의 연계성을 끊어내기 위해 지방국세청 교차세무조사, 세무서장급 이상 '향피(鄕避)' 인사 등을 실시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조세일보 / 김진영 기자 jykim@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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