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 상승으로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개선되면서 펀드를 담보로 한 대출이 늘어나고 있다. 고객들이 펀드를 깨는 대신 담보로 활용해 비교적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 쓰거나 주식매입 등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가 급락으로 펀드의 담보 가치가 떨어지자 담보대출을 축소했던 금융권도 올 들어 증시 회복으로 담보가치가 상승하자 펀드 담보대출을 풀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펀드 담보대출은 작년 9월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계속 감소하다 올 2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선 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작년 말 5629억원에서 올해 1월 5418억원으로 줄었던 펀드 담보대출 잔액은 2월 5471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3월 5506억원,4월 5560억원,이달 26일 현재 5692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펀드 담보대출은 이달 들어 1540억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1월(1274억원)보다 20.8% 늘었다. 국민은행의 펀드 담보대출 잔액도 작년 9월 2535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감소하다 올해 3월 2303억원,4월 2328억원,이달 2346억원으로 증가했다. 작년 말부터 펀드 담보대출이 줄어들기 시작한 하나은행 역시 올 3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5월 들어선 1324억원으로 지난 2월보다 3% 정도 늘었다.

펀드 담보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주식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종목별 순환매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환매 대신 담보대출을 받아 주식 직접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펀드 담보대출 금리가 다른 대출 금리에 비해 비교적 낮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이 취급하는 펀드 담보 대출의 이자는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에 2~3%포인트를 더한 연 4% 후반~5% 초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비슷하고 일반 개인 신용대출에 비해선 금리가 1~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펀드 담보대출 한도는 채권형 펀드의 경우 평가금액의 80%,주식형 펀드는 주식 편입 비중에 따라 50~70% 정도까지 가능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주식시장이 본격 반등할 것으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주식에 추가 투자하기 위해 펀드 담보대출을 문의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작년 1분기 코스피지수가 1700선대를 기록한 데 비해 현 지수대(1300~1400선대)가 크게 낮은 점을 들어 펀드 담보대출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동균/유승호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