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자동차산업 활성화 조치가 이달 초 시행에 들어가면서 중고차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출시 9년 이상 된 노후차를 팔고 새 차를 살 때 최대 250만원의 감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낡은 차를 팔려는 소비자가 급증한 까닭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물이 증가한 지금이 중고차를 싼 값에 살 수 있는 호기다.

◆사고이력 조회는 필수

중고차를 구입하기 전 카히스토리(www.carhistory.or.kr)에서 사고 이력을 확인하는 게 좋다. 차 주인이 사고 때 보험 처리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면 모든 사고 기록을 알 수 있다. 중고차를 고를 때는 가급적 차를 잘아는 전문가와 동행하는 게 좋다. 혼자 매매장을 방문했다면 우선 엔진을 살펴봐야 한다. 엔진 번호와 검사증에 기재된 번호가 일치하는지 체크해야 한다. 엔진 부위에 덧칠을 했거나 용접 흔적이 있으면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엔진에 기름이 많이 묻어 있으면 오일이 새고 있을 수도 있다. 주행거리에 비해 열쇠 구멍 등이 특히 낡았다면 주행거리 조작도 의심해볼 만하다. 구입하기 전 시운전도 권고 사항이다. 시속 60~100㎞로 달리면서 엔진 소음과 진동,기어 작동 상태 등을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공개 매각(공매)을 이용하면 조금 더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다. 공매는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금융회사가 압류한 차량을 매각하는 법적 절차다. 중고차 시세 대비 70~80% 수준이다. 중개회사가 끼지 않은 개인 간 직거래는 위험성이 높다.

◆중고차 쇼핑몰 적극 활용해야

중고차 쇼핑몰을 이용해볼 만하다. 대략적인 중고차 시세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최근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입법예고되면서 온라인 시장의 신뢰성도 많이 높아진 상태다. 개정안은 자동차 매매사업자가 차량을 팔기 위해 인터넷 등을 통해 광고할 때 소비자들에게 차량 이력과 판매자 정보를 반드시 알려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표적 중고차 쇼핑몰로는 SK엔카(www.encar.com),GS카넷(www.gscarnet.com),오토인사이드(www.autoinside.co.kr),스피드메이트(www.speedmate.com),카멤버스(www.carmembers.co.kr) 등이 있다. SK엔카는 실차 매칭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차량 번호와 제조사,연식 등이 보험개발원 데이터베이스 내용과 모두 일치해야 차량 등록이 가능하다.

이 회사는 또 허위 매물 신고제와 삼진 아웃제,엔카 워터마크제 등을 도입했다. 허위 매물 신고제는 매물 정보가 사실과 다를 경우 '허위 매물 신고' 버튼을 누르면 해당 매물 정보를 수정하거나 삭제하는 시스템이다. 세 차례 이상 허위 매물로 신고받으면 등록 정보를 자동 삭제한다.

◆자동차 유통 전문가도 있다

소비자들의 자동차 거래를 도와주는 자동차 유통 전문가(AC)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AC는 자동차 판매자와 구매자 간 거래를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기존 딜러와 비슷하다. 하지만 소비자와 함께 자동차 매매시장을 방문해 자동차 구입 컨설팅을 해주거나 차 매입 후에도 사후관리와 고객 편의를 위해 조언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AC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카멤버스의 윤기연 사장은 "AC 후보생들이 받는 교육은 자동차 구조와 중고차 가격 산정,사고차량 판별법,고객 상담기법 등 자동차 매매업 전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며 "전문지식을 갖춘 자동차 유통 전문가들의 도움을 빌리면 중고차를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