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수 · 합병(M&A)은 돈만으로 성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

손종호 LS전선 사장이 지난 26일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한양대 캠퍼스에서 경영학부 학생 400여명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M&A 성공비결을 털어놨다. 'LS전선의 변화와 도전'을 주제로 열린 강의에서 손 사장은 "성공적인 M&A를 위해서는 인수 이후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LS그룹은 2003년 LG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해 나온 뒤 2004년 당시 매물로 나와있던 JS전선(옛 진로산업)을 인수했다. JS전선 인수 후 첫 대표이사직을 맡았던 손 사장은 LS그룹과 비전을 공유하는 등의 노력으로 JS를 일으켰다.

그는 "당시 수동적이었던 조직문화를 없애기 위해 경영철학과 비전을 공유하고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도 재수립했다"고 설명했다. JS전선은 이런 노력에 힙입어 2007년 증권시장에 재상장한 것은 물론 선박용 전선시장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뛰어올랐다.

손 사장은 지난해 LS전선이 인수한 북미 최대의 전선회사인 수피어리어에식스(SPSX)도 예로 들며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간의 상호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핵심인재 이탈과 사업성과 악화 등으로 M&A가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말했다. 당시 이 회사는 연간 매출이 3조1000억원 규모로 LS전선(3조1644억원)과 비슷했다.

손 사장은 두 회사간의 소통에 힘을 집중했다. 그는 "LS전선과 SPSX는 하나의 가족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특히 미국인이 아시아 기업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