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경기침체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도 외환위기보다 더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올해 1 · 4 분기 항만물동량은 지난해 대비 약 13%,컨테이너는 20%나 감소했으며 회복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제물류환경은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화주와 해운선사들은 화물의 신속하고 안전한 수송을 위해 수송 단계별로 실시간 화물위치와 안전상태 등의 정보제공을 필요로 하며,국제표준화기구(ISO)의 공급사슬망 보안경영시스템 규격(ISO 28000)은 모든 물류기업에 대한 보안경영 인증규격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일정한 보안기준을 준수하는 수출입 업체물동량의 신속한 통관을 보장하는 세계관세기구의 공인경제운영인(AEO) 제도도 선진국부터 속속 도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물류는 공급자,유통업체,물류전문업체,소비자 등을 하나로 묶는 u-SCM(차세대 공급망 관리)의 네트워킹 구축을 진행 중에 있다.

국토해양부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대응해 국내 항만의 효율성과 항만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2005년부터 Radio-Frequency IDentification/ Ubiquitous Sensor Network(RFID/USN) 기반 지능형 항만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능형 항만자동화 시스템은 RFID/USN,GPS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들이 융합된 최첨단 시스템이다. 지금까지의 컨테이너 하역작업은 무선전화기를 활용해 부두내 운송차량(야드 트랙터) 기사에 일일이 전화로 작업을 지시해 이뤄졌다. 하지만 새로운 시스템은 실시간 위치추적과 프로그래밍을 통해 작업수요가 발생한 장소에서 최단거리에 있는 기사에게 자동으로 하역장비에 장착된 컴퓨터 화면상에 작업지시를 띄움으로써 운송거리를 20% 이상 단축한다.

바코드 방식인 컨테이너터미널 게이트 반출입 시스템도 RFID로 전환,차량 및 컨테이너 화물에 대한 위치정보 추적이 더욱 빨라져 물류효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또 위험물 컨테이너 감시시스템은 위험물의 현재 온도 · 습도 · 충격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관리함으로써 폭발 등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한다.

지능형 항만자동화시스템 구축이 완료될 경우,선박별 하역시간은 평균 4시간24분(5만t급 선박,24시간 기준)까지 단축할 수 있다. 하역비 절감,선박의 체류시간 단축 등을 가져오고,그 결과 대형선박 5척이 동시 접안할 수 있는 부두를 신규로 건설한 만큼의 효과도 예상된다. 선박과 야드 트랙터의 유류 소모를 줄여 연간 약 17만t의 탄소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다. 그야말로 고에너지 소비산업인 항만을 '그린 포트(Green-Port)'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우선 내달부터 부산항 신선대컨테이너터미널과 동부컨테이너터미널을 본격 운영하고,2012년까지 전국 16개 컨테이너 터미널로 사업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앞으로도 국제항만,내륙물류기지,화주공장,철도,항공 등의 육 · 해 · 공 물류정보 인프라를 연계한 국가물류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해 갈것이며,나아가 최첨단 항만물류 정보시스템이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도록 '하이브랜드'로 개발해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