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하이브리드카 전용모델 만든다
현대자동차가 도요타자동차의 프리우스와 같은 하이브리드 전용차를 만든다. 오는 2012년 말 출시할 계획이지만 친환경차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점을 감안,당초 계획보다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에서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을 내놓는 것은 도요타와 혼다(인사이트)에 이어 현대차가 세 번째다.


◆플러그인 겸용 모델로

현대차는 경기 화성 종합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지금까지 소형차인 베르나와 클릭,준중형차인 아반떼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개발했으나,하이브리드 전용차는 이 모델이 처음이다. 오는 7월과 내년 하반기에 각각 양산하는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와 YF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각각 휘발유 모델인 아반떼와 YF쏘나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 모델을 하이브리드카뿐만 아니라 전기모터만으로 일정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는 가정의 전기 코드로 충전하는 방식의 친환경차다. 일정 거리까지 전기 이외의 연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경제성이 뛰어나다.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전용차는 지난달 서울모터쇼를 통해 공개한 컨셉트카 '블루윌'(HND-4)이 기반이다. 블루윌은 최고출력 154마력의 1600cc 감마엔진에 100㎾ 전기모터,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탑재하고 무단변속기를 적용했다. 한 번 충전할 때 전기모터만으로 최대 64㎞까지 주행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모드로 최고 23.4㎞/ℓ의 연비를 낼 수 있다.


◆친환경 이미지에 시장성도

현대차가 하이브리드 전용차 개발에 나선 것은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는데다 수요가 늘면서 시장성도 충분할 것으로 판단해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름값이 과거보다 뛴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연비 규제까지 대폭 강화했다"며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을 출시해도 시장성이 괜찮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전용차가 완전 신형 모델인 만큼 혁신적인 내 · 외부 디자인과 플랫폼 설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당초 2012년 말 양산에 나설 계획이었지만,최근 상황을 반영해 출시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개발비용과 생산단가를 낮추는 게 관건이다. 프리우스의 경우 출시된 지 10여 년이 지난 최근에서야 이익을 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시장, 3파전 구도로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전용차를 국내 공장에서 전량 생산,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 수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서 도요타,혼다와 함께 치열한 3파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현재 하이브리드카 경쟁에서 가장 앞선 곳은 도요타다. 1997년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전용차 프리우스를 내놓았으며,최근 3세대 모델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하이브리드 전용 중형세단도 개발 중이다. 혼다 역시 도요타보다 2년 늦은 1999년 하이브리드 전용차인 인사이트를 출시한 데 이어 올 2월부터 신형 모델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혼다는 하이브리드 전용 소형 스포츠카도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는 자사의 하이브리드 전용차가 프리우스나 인사이트보다 우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배터리,컨트롤러 등 핵심 부품을 대부분 국산화했기 때문에 경쟁사들보다 가격 경쟁력도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연구소 관계자는 "출시시기가 늦은 만큼 성능과 연비,가격 측면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오는 2018년 전 세계에서 총 50만대의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또 하이브리드 전용차에 이어 전기차 개발에도 최근 착수했다. 소형차 'i10'을 기반으로 한 순수 전기차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