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배웠다. '비타민 D는 칼슘 흡수를 촉진해 뼈를 튼튼하게 한다. 부족하면 구루병 등에 걸리지만 보통은 햇볕을 통해 자연 생성되므로 별 문제 없다. ' 겨울이 긴 러시아나 북유럽 국가라면 모를까,사철 햇볕 좋은 우리나라 사람은 따로 보충제를 먹을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연세대 의대 임승길 교수팀이 세계 18개국 여성 골다공증 환자를 대상으로 여름철 혈중 비타민 D 수치를 조사했더니 등푸른생선을 많이 먹는 스웨덴 사람들이 가장 높고,우리나라 환자의 평균치가 최저였다(2005년 4월 )는 걸 보면 말이다.

임 교수팀은 따라서 우리나라 여성들도 골밀도가 감소하는 30대부터 비타민 D 함유 식품을 많이 먹고 자외선도 적당히 쪼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골다공증과 골절 예방을 위한 비타민 D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이번엔 비타민 D 결핍이 암을 일으킨다는 설이 제기됐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무어스 암센터 세드릭 갈랜드 교수의 연구 결과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세포 간 결집력이 떨어져 조직 내 세포들이 분화된 세포 지위를 잃고 줄기세포같은 상태로 되돌아가고 그렇게 되면 공격적인 암세포들이 조직을 장악하고 만다는 것이다.

비타민 D의 암 관련설이 나온 게 처음은 아니다. 보스턴 의대 마이클 홀릭 박사는 2002년 비타민 D가 전립선 특이항원 수치를 유의한 수준으로 떨어뜨린다며 비타민 D 하루 권장량(400~800IU)만 섭취하면 전립선 · 유방 · 대장 암 발생 위험을 각 30~50%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타민 D의 효능에 대한 보고는 이밖에도 많다. 소아 당뇨병을 예방한다,천식으로 인한 폐 기능 저하를 억제한다,치매를 막는다 등.고혈압에 비타민 D가 부족하면 비타민 D 수치가 높은 사람보다 심장마비와 심부전,뇌졸중에 걸린 비율이 2배였다는 발표도 있다.

위장병 관절염 등으로 오랫동안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특히 비타민 D에 신경써야 한다고 한다. 비타민 D는 정어리,청어,다랑어,고등어같은 생선과 달걀 노른자,표고버섯 등에 많다. 단 식품에 든 것은 비타민 D 전구체로 반드시 자외선이 있어야 비타민 D로 합성된다. 바쁘다, 우울하다, 피부 망가진다고 실내에 틀어박혀 있지 말고 가끔은 밝은 태양 아래 서볼 일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