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과 와이브로 등 신규 사업을 강화해 SK텔레시스를 매출 1조원대 기업으로 키우겠습니다. "

최근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만난 최신원 SKC · SK텔레시스 회장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최 회장은 "SK텔레시스가 요르단에 700만달러 규모의 와이브로 장비를 수출해 해외 진출의 물꼬를 텄다"며 "휴대폰 사업에도 진출해 SK텔레시스를 글로벌 통신장비 전문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형으로 SKC와 SK텔레시스를 맡아 경영하고 있다. SK텔레시스는 SKC가 77%의 지분을 보유한 통신장비 업체다. 주력 사업인 이동통신 중계기 사업 외에 인터넷전화기와 와이브로 장비,휴대폰 단말기,인터넷TV(IPTV) 셋톱박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최 회장은 "올 들어 인터넷전화기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이기는 하지만 2011년께 매출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SK텔레시스의 지난해 매출은 3626억원이었다.

최 회장은 휴대폰 사업과 관련,"3분기에 첫 제품을 출시하는 등 올해 2가지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SK텔레시스는 디자인과 기술 개발을 담당하고 생산은 국내 중견 업체에 맡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나이가 칼을 뽑은 만큼 기존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하겠다"며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과의 협력에 대해서는 "철저히 자체 경쟁력으로 시장에서 승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다른 이통사들도 자체 휴대폰 제조 계열사를 갖고 있어 SK텔레시스의 휴대폰 시장 진출이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와이브로 사업에도 강한 의욕을 보였다. 그는 "와이브로 장비 분야에 연구개발 투자를 꾸준히 해 삼성전자 못지 않은 기술력을 확보했다"며 "전 세계에 와이브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중동지역 등 해외 사업에 활발히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선경 뉴욕지사에 근무하던 1983년부터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나 세빗(정보통신기술 전시회) 등 해외 주요 정보기술(IT) 전시회에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할 만큼 IT에 조예가 깊다. 최 회장은 "디지털 시대에 전자 정보통신 분야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기업을 이끌어 나갈 수 없다"며 "예술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IT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암만(요르단)=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