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에서 우연히 꺼내든 책 속에서 예전에 숨겨 놓았던 비상금을 발견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특히 요즘같이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가뭄속의 단비처럼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 같은 돈을 책이 아니라,예전에 거래했던 보험사에서도 찾을 수 있다. 거기에 책장 전체를 일일이 뒤지는 수고스러움 없이 한번의 조회로 혹시라도 잊고 있었던 나의 돈을 찾을 수 있다면 한번쯤은 해볼 만한 일이 아닐까 싶다.

이같이 보험에 가입했다가 보험료 납입을 중지해 해지(실효)가 되었거나,만기 후에도 오랫동안 찾아가지 않은 보험계약을 휴면계약이라고 하고 그렇게 남은 보험금을 휴면보험금이라고 한다. 이 같은 휴면보험금이 2007년 한 해에만 1조1000억원이 넘게 생겼다고 한다.

만기 또는 해지(실효)로부터 2년이 경과하면 법적으로 보험금 청구권이 소멸되지만 실제로는 보험사들은 고객이 요청할 경우에 대비해 이를 보관하고 있다가 고객과 연락이 되면 휴면보험금을 돌려주고 있다. 휴면계약이 되면 청구권이 소멸돼 더 이상 이자가 붙지 않게 되므로,하루라도 빨리 휴면보험금을 찾아가는 것이 이익이다.

최근 보험사들은 휴면보험금을 찾아주려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삼성생명에서는 휴면계약 발생 전,발생 시점,발생 후의 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별로 안내 및 지급관리 체계를 구축해 '휴면보험금 찾아주기'에 나서고 있다. 휴면발생 3개월 전에는 우편안내로 휴면보험금 발생 사실을 사전에 고객에게 알리고,발생시에는 이메일과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한 안내와 함께 콜센터 및 영업점의 컨설턴트를 통해 공지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해도 찾아가지 않은 휴면보험금은 안내장 발송 후 등록된 고객계좌로 송금을 해주고 있다. 등록된 계좌가 없어 돌려주지 못한 휴면보험금은 매년 말 행정안전부의 주소를 활용해 알려준다. 이러한 노력에도 휴면보험금이 모두 지급되지 않는 이유는 고객과 연락이 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보험사에서 이처럼 휴면안내를 적극적으로 하는 이유는 발생 후 1년이 경과한 휴면보험금은 보험사에서 휴면예금관리재단(이하 재단)으로 출연되기 때문이다. 재단으로 출연될 경우 출연부터 5년 내에 고객이 휴면보험금이 있음을 알아차리고 지급 신청을 하면 며칠 내 재단에서 고객의 계좌로 보험금을 돌려주지만 5년이 경과될 경우 영원히 찾아갈 수 없다.

휴면 보험금을 조회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휴면계좌통합조회시스템(www.sleepmoney.or.kr)이나 생명보험협회(www.klia.or.kr),손해보험협회(www.knia.or.kr)를 통해 조회해볼 수 있고,가입한 보험회사 콜센터에 전화를 하거나 직접 방문을 해도 된다. 혹시 잊고 있었던 휴면 보험금이 있는지 한번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