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개대 연구팀 논문.."쌍꺼풀 수술로 버려지는 지방 이용"

국내 연구팀이 쌍꺼풀 수술을 하고 남은 사람의 눈꺼풀 지방에서 추출한 성체줄기세포로 쥐의 당뇨병을 치료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서울여대 생명공학과 김해권 교수팀은 연세대의대 이은직(내과)ㆍ김경식(외과) 교수, 건국대 임현정 교수, 인제대 강성구 교수팀과 공동으로 쌍꺼풀 수술 때 버려지는 눈꺼풀 지방에서 얻은 성체줄기세포를 인슐린 분비세포로 분화시켜, 이를 제1형 당뇨쥐에 이식한 결과 당뇨가 치료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줄기세포 분야 권위지인 `스템셀즈(Stem Cells)' 정식 출간에 앞서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논문에 따르면 사람의 성체줄기세포를 당뇨쥐에 이식해 당뇨를 치료한 예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 경우는 이식한 사람세포가 생쥐 췌장세포의 재생을 도와 생쥐의 인슐린이 분비되도록 하는 간접적인 효과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쥐에 주입된 사람의 세포에서 직접 인슐린이 분비됨으로써 생쥐의 당뇨병이 치료됐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논문대로라면 전세계적으로 사람의 성체줄기세포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직접 실험동물의 당뇨병을 치료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실험내용을 보면 정상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는 당뇨병 쥐 20마리에 사람 인슐린 분비세포를 이식한 결과, 10마리에서 당뇨가 치료되는 효과를 보였으며 나머지 10마리는 효과가 없었다.

살아남은 10마리의 혈액에서는 사람의 인슐린만 발견됐는데, 이중 2마리는 1년 반 이상 면역거부반응 없이 혈당이 정상으로 유지된 채 수명을 다했다.

반면 인슐린 분비세포를 주입하지 않은 쥐들과 지방줄기세포 자체를 주입한 쥐들은 당뇨 증상이 개선되지 않았으며, 모두 실험과정 중에 폐사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정상 생쥐에 면역억제제를 투여하지 않고 얻어진 것이어서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해 사람의 당뇨병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눈꺼풀 지방줄기세포를 인슐린 분비세포로 분화시키는 방법에 대해 국내특허를 등록했다.

김 교수는 "사람의 여러가지 지방세포를 가지고 실험을 해봤지만 유독 눈꺼풀 지방세포가 신경전구세포의 특성을 가지면서 많은 양의 인슐린 분비세포를 만들어냈다"면서 "이번 연구는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당뇨병 치료 가능성을 동물실험으로 입증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