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서는 불황의 영향으로 맥주·소주 소비가 소폭 증가하고, 주로 수입에 의존하는 와인·위스키 소비는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이 18일 발표한 '2008년 주류출고량'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수출량은 22만7705㎘로 2007년보다 22.9% 증가했다. 소주 수출액이 또다시 1억달러를 넘어서고, 막걸리 수출도 급증했다.

◆소주·맥주 소비량 증가…'역시 서민주!'


비교적 저렴한 소주, 맥주가 불황기 '서민주'로 각광 받으면서 지난해 소비량이 2007년보다 각각 4.26%, 3.83% 늘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은 1인당 소주(360㎖ 기준)를 약 74병을 마셨고, 맥주(500㎖ 기준)를 약 110병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3.28%(2.43병), 2.86%(3.05병) 증가한 것이다.

소주의 수출량도 늘었다. 지난해 소주 수출량은 8만8835㎘로 2007년보다 1.34% 증가했다. 소주 수출액은 4년째 1억 달러를 넘어섰다.

맥주 역시 2007년 6만398㎘이던 수출량이 지난해 7만4467㎘로 늘어 23.3% 증가했다. 한국맥주를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는 홍콩으로, 전체 맥주 수출점유율 60.5%를 보였다. 한국맥주는 몽고시장에서도 전체 맥주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으며, 중동의 이라크까지 수출을 확대했다.

◆막걸리의 비약적 성장…수출량 폭등


지난해 막걸리의 국내 소비량은 2007년보다 2.35%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수출량은 26.6% 증가했다. 막걸리 제조·보관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실온에서도 장기간 본래 맛을 유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에서 한류 붐과 함께 발효주인 막걸리가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막걸리 애호가들이 크게 는 것도 한 몫 했다. 지난해 막걸리 수출량 5457㎘ 중 약 90%가 일본에 수출됐다.

◆위스키·와인 소비량 두자릿수 하락…사치 이미지 못 벗어나

반면 지난해 위스키, 와인 소비량은 2007년보다 각각 10.6%, 12.5% 줄었다. 위스키의 경우 최근 5년간 최하 소비량을 기록했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 와인 소비량 중 87.3%를 점유하고 있는 수입와인은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소비량이 10.5% 급감했다. 단 칠레산 와인은 2004년 FTA가 발효되면서 소비량이 2004년보다 3배 증가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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