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를 계기로 국내 시중은행들이 여신 포트폴리오를 새로 짜고 있다. 경기에 민감하거나 성장이 정체된 업종에 대한 대출은 최대한 자제하고 향후 높은 수익이 예상되는 산업의 업체들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들이 업종별 대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기준은 크게 세 가지.첫째는 기존 여신에 대한 연체율,둘째는 여신편중 여부,셋째는 은행 내 연구소와 심사역들이 보는 업종 전망이다.

이 같은 기준에 따라 은행들은 대출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고 최근 연체율마저 크게 늘어난 건설 및 부동산업에 대한 신규 대출을 사실상 중단했다. 예컨대 신한은행이 지난 1분기 부동산 및 임대업과 관련해 신규로 내준 대출금은 100억원에 불과했다. 전체 기업에 대한 신규 대출 4150억원의 2%에 그친다. 건설 · 부동산대출이 전체 신규 대출의 38%를 넘지 못하도록 상한선도 뒀다.

신한은행은 또 조선 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에 대한 대출과 도소매 음식 · 숙박업 등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대출도 심사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비중을 줄이는 추세다. 대신 해외자원 개발,바이오 신약,지능형 로봇 등 13개 차세대 유망산업을 선정해 이들 업종에 여신을 확대하고 있다.

국민은행 신용기획부 관계자는 "바이오와 하이브리드 관련 산업에 대한 대출 비중을 높이고 있다"며 "이런 업종들은 벤처기업 성격이 강해 그동안 은행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이제 은행들도 유망한 업체를 적극적으로 찾아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특히 녹색성장산업에 대한 강정원 행장의 의지가 강한 만큼 향후 대출 비중을 지속 상향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신용평가팀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펴낸 '산업동향 보고서'에서 통신서비스업 중 콘텐츠 제공업체(CP)의 전망을 '호황'으로 분류했다. 이 보고서가 호황-안전성장-정체-다소 부진-불황 등으로 분류한 42개 업종 중 '호황'이라는 평가를 받은 업종은 8개에 불과했다.

정부 경기부양책의 수혜가 예상되는 전선,유선통신장비 등 인프라 사업과 부가통신업,게임 등 콘텐츠산업이 대표적이다. 그밖에 주류 제약 은행 손해보험 등이 올 하반기 경기 전망이 밝은 호황 업종으로 분류됐다.

유창재/강동균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