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다음은 한국경제신문 2008년 11월 28일자 월드투데이 칼럼 중 일부이다.

“미국의 오바마 차기 정부와 민주당은 2차 경기부양책으로 5000억달러 이상의 패키지를 고려하고 있다.

이미 부시 행정부는 1150억달러 규모의 1차 경기부양책을 세금 환급 위주로 실시했다.

대부분의 세금환급은 5~7월 사이에 이뤄졌다.

그 결과는 어떨까.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개인의 가처분소득은 세금 환급을 받은 5~7월 급격히 늘어난 반면 소비는 세금 환급을 받은 이후 눈에 띌 만한 성장세를 보이지 않았다.

세금환급과 소비촉진은 별 연관관계가 없기에 실패한 정책이다.

1차 경기부양책이었던 일시적인 세금 환급은 밀턴 프리드먼의 항상소득이론이나 프란코 모딜리아니의 생애주기 이론같이 아주 기본적인 경제이론을 무시한 정책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일시적인 소득 증가가 아닌 장기적인 소득 증가에서 눈에 띌 만한 소비 증가가 이뤄진다.”

밀턴 프리드먼의 항상소득 가설에 대한 다음의 설명 중 틀린 것은?

① 소비는 일시적인 소득이 아닌 장기적 소득전망에 따라 결정된다.

② 불황기에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리는 것도 이 항상소득 가설에 따른 것이다.

③ 임시소득이 총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호황기에는 높아지고 불황기에는 낮아진다.

④ 장기소득 변화 중 임시소득은 평균적으로 제로이므로 평균 소비성향과 한계 소비성향은 같아진다.

⑤ 항상소득은 정상적 소득을 의미하지만 측정하기 어렵다는 약점이 있다.


해설

['테샛' 공부합시다] 밀턴 프리드먼의 ‘항상소득 가설’을 아는가?
프리드먼의 항상소득 가설에 따르면,소득을 정기적이고 확실한 항상소득과 변동성이 큰 임시소득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항구적인 성격의 항상소득만이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

항상소득이 늘어나면 소비도 증가하지만 임시소득은 저축으로 돌려지는 경향이 강하다.

항상소득은 한 가구의 재화와 서비스 구입 능력을 좌우하는 정상적 소득을 의미하며 측정하기는 어렵다.

인생 전체적인 평균 소득을 의미하는 장기소득 개념으로 따지면 임시소득은 평균적으로 제로이므로,즉 장기소득 전체가 항상소득이므로 평균 소비성향과 한계 소비성향은 같아진다.

항상소득이 늘어나는 만큼 소비도 그만큼 늘어난다는 뜻이다.

생애주기이론은 소득이 젊을 때는 적고 50세 정도에 절정에 이르는 등 연령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이 어떻게 소비하고 저축하는가를 살펴본 것이다.

두 이론은 사람들이 미래를 고려한 합리적 판단을 하기 때문에 일시적인 소득 변화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위 칼럼은 그래서 일시적인 세금 환급보다는 현재 인하된 세율이나 소득공제가 영구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불황기에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리는 것은 케인스의 승수 효과와 공급주의 등 재정이론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답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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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

기업가는 경제개발의 제 1조건

시장경제에서 사람들은 남들이 원하는 일을 해야 소득을 얻는다.

사람들이 가장 염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큰 돈을 벌지만 원하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은 고생만 하고 얻는 게 없다.

다른 사람들이 많이 원하는 일을 보통 사람들은 찾기 어렵지만 유능한 기업가는 전문가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시장경제 체제에서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능한 기업가가 이끄는 기업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면서 소득을 얻는다.

선진국 사람들의 소득 수준이 높은 까닭은 선진국에는 좋은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후진국 사람들이 가난한 까닭은 게을러서가 아니라 제대로 된 일자리를 주는 기업들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GE,마이크로소프트,인텔,듀폰,필립스,도요타,소니,폭스바겐,노키아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들이 하나같이 선진국 기업들인 것만 보아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개발도상국들이 경제발전을 이루려면 무엇보다도 좋은 기업들을 많이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기업들도 세계적 명성을 얻었는데 이것은 한국의 기적적 경제개발이 일궈낸 성과다.

선진국이든 개도국이든 사람들이 소득을 올리려면 열심히 일해야 한다.

그러나 시장경제에서는 개인의 노력에 더해 사람들이 제대로 된 일을 하도록 이끄는 기업가들이 필요하다.

좋은 기업이 없다면 사람들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허사일 뿐이다.

개도국의 경제개발 전략은 다양한 형태로 전개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좋은 기업가들을 확보하는 데 성공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자본과 기술을 도입하는 데는 성공했더라도 좋은 기업가들을 갖추지 못하는 개발전략은 결국 실패하고 만다.

개도국에 모자란 것은 자본과 기술만이 아니라 유능한 기업가다.

사실 유능한 기업가들만 많다면 이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자본과 기술을 끌어오고 제품을 생산해 좋은 값에 내다 판다.

그렇다면 빈곤한 개도국들은 없는 기업가들을 어떻게 확보하나?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내국인 인력 가운데 유망한 인재를 선별해 유능한 기업가로 육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외국의 성공한 기업가들을 국내에 유치하는 것이다.

외국인 기업가들을 국내에 유치한다는 말은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한다는 말이다.

소위 국제적으로 유명한 다국적 기업들을 유치하면 이들이 자본과 기술을 가지고 와 국내 인력을 고용해 일자리를 준다.

그리고 생산제품은 자신들이 이미 개발한 시장에 내다 팔기 때문에 자본,기술,그리고 판매 등 모든 문제를 다국적 기업이 다 해결한다.

내국인은 단기적으로는 일자리를 얻고 중장기적으로는 다국적 기업 내에서 일하면서 근대적 기업 경영 기법을 현장 학습할 수 있다.

싱가포르는 다국적 기업들을 대거 유치해 경제개발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이에 비해 한국은 내국인 기업가를 육성해 경제개발에 성공한 경우다.

다음에는 한국 사례를 살펴보자.

이승훈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shoonlee@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