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판매 실적을 회복해 가고 있지만 동유럽 최대 시장인 러시아에서는 오히려 실적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14일 유럽기업인협회(Association of European Business)가 내놓은 자동차 판매 현황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러시아에서 6천224대를 팔아 작년 4월에 비해 71%나 판매량이 하락했다.

기아차도 지난달 러시아에서 5천69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쳐 작년 같은 달보다 48% 판매량이 줄었다.

올해 1∼3월 러시아에서 현대차는 2만1천391대를, 기아차는 1만2천710대를 판매해 지난해 1분기 대비 판매량 감소율이 각각 51%, 35%씩을 기록했다.

두 회사의 지난달 러시아 판매 감소폭이 지난 1분기에 비해 더 커진 셈이다.

이는 올해 1월 이후 다른 해외 시장에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판매가 개선되고 있는 점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지난달 해외에서 32만4천670대를 판매했다.

작년 4월에 비하면 15.4% 감소했지만 전월인 올해 3월과 비교하면 5.3% 실적이 증가한 것이다.

현대차의 경우, 서유럽을 중심으로 한 28개 유럽 국가에서 지난달 2만1천632대를 팔아 작년 4월보다 9.4% 판매량이 늘었다.

지난달 폴크스바겐이나 BMW, 포드, 도요타, 르노 등 대부분 유력 업체들의 유럽 판매량이 작년 4월보다 줄어들었지만, 현대차는 증가한 것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러시아 판매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현지 시장이 지난해에 비해 워낙 위축됐기 때문"이라며 "러시아는 다른 유럽 국가처럼 효과 높은 자동차 시장 부양책을 실시하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