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신규 주택담보대출 조이기에 나섬에 따라 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었다. 고객들이 국민은행에서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지자 다른 은행으로 발길을 돌린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47조564억원으로 3월보다 199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14일 밝혔다. 이 같은 증가 폭은 지난 1월 7378억원,2월 7932억원 늘어난 것에 비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이달 들어서도 13일까지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76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민은행은 앞으로도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가능한 억제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달에도 증가액이 1000억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은 올 들어 부동산 시장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의 쏠림현상이 심해지자 대출속도 조절에 나섰고 지난달 각 지역본부에 신규 대출을 가급적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린 상태다.

반면 다른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은 4월에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우리은행의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3조5971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6204억원 늘었다.

신한은행도 올 들어 4월 주택담보대출 실적이 가장 많이 늘었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3830억원으로 1월 726억원,2월 2944억원,3월 3375억원 늘어난 것에 비해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달에도 지난 13일까지 1560억원 늘었다.

하나은행 역시 4월의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가장 컸다. 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1월 전달 대비 1902억원 감소했지만 2월에 증가세(1104억원)로 돌아선 뒤 3월에는 1167억원 늘었고 지난달에는 2571억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이달 들어서도 852억원이 늘어나 4월과 비슷한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