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청약종합저축이 출시된 지 일주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은행 간 유치경쟁에서 우리은행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위를 기록한 농협보다 40만계좌 이상 앞서가며 전체 가입자의 34%를 확보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 · 신한 · 하나 · 기업은행과 농협 등 5개 수탁은행이 지난 12일까지 확보한 청약종합저축 가입 계좌수는 모두 313만5000여계좌에 달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106만8000계좌로 수위를 차지했고 이어 농협 66만계좌,신한은행 61만6000계좌,하나은행 52만계좌,기업은행 27만계좌 등의 순이었다.

우리은행이 이처럼 선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총괄수탁은행으로서 질 수 없다는 경쟁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은행에 비해 소매금융 기반이 넓은 것도 아니어서 직원 마케팅 외에 달리 이유가 될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종휘 행장이 취임 직후부터 소매금융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해왔고 다른 은행들보다 훨씬 먼저 직원 대상 교육을 해왔던 게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주택청약종합저축 유치를 통해 얻게 되는 수수료 수입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1계좌 유치 건수당 6511원이 수수료로 지급되고 계좌가 계속 유지될 경우 매달 275원을 받는다. 은행 입장에선 인건비 등 원가를 겨우 맞출까 말까 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유치경쟁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이들 고객이 앞으로 수익성 있는 다른 거래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계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 국민은행도 주택기금을 관리하면서 지금과 같은 성장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약종합저축 가입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향후 수도권 등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청약과열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존 청약저축,청약예금 · 부금 가입자가 지난 3월 기준으로 600여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청약통장 가입자는 조만간 1000만명 선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청약경쟁률이 그만큼 높아지게 되고 당첨 가능성은 낮아질 것이라는 결론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