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말 고점 가입 펀드 시뮬레이션 결과

거치식과 해외펀드는 여전히 수익률 부진


2007년 말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설 때 삼성그룹주펀드에 가입했던 장모(47)씨는 최근 펀드수익률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펀드에 가입하고 50만원씩 적립식으로 냈으나 지난해 지수가 급락하면서 수익률이 곤두박질하고 나서 아예 잊어버리고 있다가 최근 지수 반등 소식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회했다가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서 무려 6%대를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씨처럼 2007년 말 이른바 `꼭지'에 펀드에 가입해 지난해 수익률 급락으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으나 최근 국내 주식형펀드를 중심으로 원금을 회복한 사례가 속출하자 이제는 펀드를 환매할지를 놓고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거치식 가입자와 해외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여전히 부진해 투자자들의 애를 태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10대 운용사의 설정액 상위 대표펀드들을 선정해 코스피지수가 최고점에 머물렀던 2007년 11월 1일 가입한 뒤 매달 1일 30만원씩 적립식으로 총 570만원을 불입한 것으로 가정해 11일 기준으로 수익률(선취 수수료 반영)을 산출한 결과 국내주식형펀드 가운데 일부는 이미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운용의 `한국투자삼성적립식증권투자신탁1'은 수익률이 3.11%나 됐으며 KTB운용의 `KTB마켓스타증권투자신탁'(0.48%), 한국투자밸류자산의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0.28%), 삼성운용의 `삼성배당주장기주식종류형1-C'(0.06%) 등도 원금을 회복했다.

또 신영운용의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주식 A'도 -0.03%로 사실상 원금회복 수준이며 미래에셋의 `미래에셋디스커버리증권주식투자'와 PCA운용의 `PCA베스트그로쓰증권투자신탁I-4'도 각각 -2.53%와 -3.75%로 원금에 근접했다.

국내 주식형펀드를 적립식으로 가입했으면 유형평균 수익률도 -1.37%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해외주식형펀드는 적립식으로 가입한 경우는 반토막에선 벗어났지만, 여전히 -10% 전후의 부진한 수익률을 보였다.

신한BNP파리바의 `신한BNP파리바봉쥬르차이나주식2종류A'는 -8.10%를 기록했으며 슈로더운용의 `슈로더브릭스증권투자신탁E'와 미래에셋의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증권투자신탁1 종류A'는 각각 -11.20%와 -15.17%로 아직 저조했다.

적립식 불입을 가정한 해외주식형펀드의 유형평균수익률도 -13.85%였다.

또 이들 펀드에 가입과 동시에 거치식으로 570만원을 불입한 것으로 가정할 경우 `한국투자삼성적립식증권투자신탁1'은 -22.41%였으며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증권투자신탁종류A'는 무려 -59.11%나 됐다.

거치식으로 산출한 유형평균수익률은 국내주식형펀드가 -30.73%, 해외주식형펀드는 -47.95%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로인의 이수진 애널리스트는 "시뮬레이션 결과처럼 국내 주식형펀드를 적립식으로 가입한 투자자 중 최근 원금회복을 한 사례가 나오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이들 중 일부가 환매에 나서면서 국내주식형펀드에서 자금유출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