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외형확장에 치중했다 어려움을 겪었던 대기업들의 계열사 매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구조조정을 해야한다며 대기업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최진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의 어제 기자회견 현장입니다. 진 위원장은 은행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면서도 확실하게 대기업 구조조정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습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 "구조조정을 못할 경우 시장의 응징과 책임추궁이 뒤따를 것이며 이게 더 무서운 점이다. 무리하게 외형을 확장한 기업들은 필요시 계열사 매각을 통해서도 시장의 신뢰를 받을 필요가 있다." 시장원리를 언급했지만 구조조정을 망설이는 은행과 대기업에게는 정부의 공개적인 경고였던 셈입니다. 45개 대기업집단에 대한 재무구조평가에 따라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어야 하는 11개 대기업의 경우 진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이 남의 이야기로 들리지 않습니다. 재계서열 7위의 두산그룹은 국내외 M&A로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자 지난해 일찌감치 두산주류를 롯데그룹에 넘기면서 숨통이 틔였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높아진 부채비율과 이자가 벅찼던 대한전선도 이번주 계열사인 대한ST를 제휴사인 포스코에 넘길 예정이고, 비주력 자산의 매각을 연중내내 이어갈 예정입니다. 동부하이텍의 대규모 부채로 몸살을 앓았던 동부그룹도 산업은행과 동부메탈 매매협상을 마치고 늦어도 5월중에는 계약을 맺겠다는 방침입니다. 반도체 후공정 자산매각을 추진중인 하이닉스도 이달 안에 협상을 마무리해 채권단이 요구한 자구안을 충족시킬 계획입니다. 이처럼 대기업들의 계열사 매각이 한꺼번에 줄을 잇는 것은 5월말까지 체결해야하는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자신들에게 보다 유리하게 만들고 이후 구조조정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재계와 금융권에서는 계열사 매각을 저울질 하던 일부 대기업들이 경기와 금융시장 상황이 호전되는 조짐을 보이자 그냥 버티기로 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해당기업과 은행이 알아서 판단하겠지만 진 위원장의 말대로 선제적인 대응을 망설이다 자칫 때를 놓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최근 발표되는 각종 경제지표로 인한 '착시현상'에만 매달릴 경우 오늘의 승자가 내일의 패자로, 오늘의 패자가 내일의 승자로 뒤바뀌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WOWTV NEWS 최진욱입니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